김무성, 美핵우산 적극활용
김문수, 주도적인 무기 개발
원유철, 북핵 방지 '핵트리거'
남경필, 미국의 변화에 대비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5차 핵실험에 이어 10ㆍ10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북한의 추가도발이 점쳐지면서 새누리당 내 대선 잠룡들을 중심으로 '핵무장론'이 가열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권 잠룡들의 핵무장론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안보이슈를 선점해 보수 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경선에 들어가면 이에 대한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내 대선 주자들이 주장하는 핵무장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김무성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핵에는 핵'이라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법론에서 두 주자는 차이를 보인다. 김 전 대표의 경우 "핵확산금지조약과 관계없는 미국과의 한미 원자력협정 협상 등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미국의 전략 핵무기 배치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핵무기 개발에 나서는 것보다 미국의 핵우산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김 전 지사의 경우 우리가 핵무기를 주도적으로 개발하자는 입장이다. 그는 이미 "국회는 국방위와는 별도로 '북핵 대책을 위한 상설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핵무장을 포함한 모든 북핵 대응수단을 신속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의 핵무장론은 좀 더 구체적인 '외교적 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 내 대표적인 핵무장론자인 원 전 원내대표는 북한이 추가로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즉각적인 핵무장에 돌입해야 한다는 '핵트리거(Trigger)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북핵 실험이 계속될 경우, 우리도 핵을 가질 수 있다는 경고를 북한과 국제사회에 명백히 해 북한 핵무기의 고도화ㆍ실전화를 막아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모임(핵 포럼)'을 이끌고 있는 원 전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오는 12일 국회에서 3차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핵무장 논란에 참여한 남 지사의 경우 더욱 유연한 자세이다. 남 지사는 "핵무장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준비를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남 지사는 미국 대선에 출마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동맹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트럼프 후보가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핵우산이 벗겨질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그는 5일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우리 정부는 지금 보면 핵무장은 아예 상정도 안 하고 있다"며 "요즘 미국 대선을 보면 언제 우리가 미국의 핵우산으로부터 사라질지 모른다. 이런 위기상황에 대비해 준비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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