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경찰의 흑인 사살 사건의 전말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3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엘카혼 경찰서는 지난 27일 리처드 곤살베스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사살된 우간다 난민 출신 흑인 남성 알프레드 올랑고(38)가 숨질 당시의 모습이 찍힌 휴대전화 영상과 상점 CCTV 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동영상 공개 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경찰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휴대전화 속 영상을 보면 올랑고는 주차장에서 곤살베스 경관과 맞닥뜨렸다. 곤살베스 경관은 총을 겨눈 채 올랑고를 뒤따랐고, 올랑고는 꽉 낀 양손을 곤살베스 경관 쪽으로 향했다. 이 순간 곤살베스 경관은 올랑드를 향해 발포했다.
사건 현장인 쇼핑몰의 패스트푸드 상점 감시카메라에서도 곤살베스 경관이 올랑고를 뒤쫓는 장면이 기록됐다. 올랑고는 곤살베스 경관을 지원 나온 경관을 향해 걸었고, 몇 초 후 곤살베스 경관의 발포 장면이 나온다.
사건 직후 경찰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앞뒤로 움직이던 올랑고가 경찰을 향해 총 쏘는 자세를 취해 곤살베스 경관이 발포했다고 발표했다.
수사 결과 올랑고가 손에 쥔 것은 총이 아닌 길기 10㎝짜리 전자담배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을 규탄하며 사건이 발생한 27일부터 엘카혼 경찰서 앞에서 사흘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초 경찰이 동영상 공개를 거부하자 이에 분노한 시위자들은 도로를 가로막고 과격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엘카혼 경찰서는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지만 결국 30일 "지역의 안녕과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역 검찰과 상의해 동영상을 공개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동영상 공개로 경찰의 과실이 확실해지면서 곤살베스 경관의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올랑고는 전쟁 중인 우간다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난민 출신이다. 미국 이민 당국은 마약과 총기 관련 범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올랑고를 두 차례나 추방하려 했지만 우간다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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