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새누리당 의원 불참, 미방위 파행
오전 국감장 불참한 최성준 방통위원장
뒤늦게 "법을 잘 몰라서…"
부장판사까지 지낸 법조인…"궁색한 변명"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여당 국회의원들의 불참으로 이틀째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했다. 이날 오전 국감에 불참해 논란을 일으킨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뒤늦게 참석해 "국회법을 잘 몰라 잘못 판단했다"고 변명했다.
27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하기로 예정된 미방위 국감은 오후 3시께 지난 26일과 마찬가지로 산회했다.
새누리당은 이미 지난 23일 국회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 국회의장과 야 3당이 해임건의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며 의사일정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최성준 위원장이 출석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방통위 상임위원,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등 국감 증인들도 이날 오전 10시까지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윽고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이들은 15~20분 정도 늦게 국감장에 들어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미방위 간사)은 "조금 전 신상진 미방위원장과 3당 간사가 자리를 가졌다"며 "여전히 신상진 위원장은 국감 진행에 대해 (여전히)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여당 간사도 당의 입장 때문에 여당 의원들이 국감에 참여할 수 없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다만 오전에 국감 증인이 출석하지 않은 점은 분명히 해야한다"며 "신상진 위원장도 원칙적으로 기관 증인이 출석하는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상진 의원이 (최성준 방통위원장에게) 출석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판단이 적절치 못해 송구스럽다. 3당 간사가 협의가 되서 개의가 정해져야 하는걸로 이야기 들었는데, 3당 간사 사이에서 개의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그런 이유로 잘못 판단했다"며 "이에 '그럼 아직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해서 근처에서 대기 중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국회법을 잘 모르고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말 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미방위 간사)은 "방통위원장의 직책 자체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자리지 특정 대통령, 특정 정권, 특정 미방위원장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며 "공식적으로 (국감 증인에 대한) 서면 요청이 갔다면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감이 진행되지 못하면서)서면질의서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동안 보면 서면질의서 답변하는 자세가 많이 미흡하기 그지없다. 정말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이 가장 좋은 방향인지 같이 의논하는 대상이 국회라고 생각한다면, 요청한 자료에 대해 제대로 질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미방위 국감이 파행을 맞으면서 다음달 13~14일 열리는 미래부, 방통위 종합감사에서 현안들이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야당은 26~27일 요청한 일반 증인에 대해 여당과 논의 후 재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29일 열리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는 야당 단독으로 개최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까지 지내며 30여년간 법조인으로 지낸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국회법을 제대로 몰라 국감장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설명에 야당 의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에도 김경진 의원은 "방통위원장 법관을 한 사람으로, 서면으로 출석 요구서를 받았을 것"이라며 "(최 위원장이)기본적인 법리를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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