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통위원장, 미방위 국감 출석 안해
야당 의원들 "신상진 미방위원장이 지시한 것"
김경진 의원 "국민을 위한 방통위원장 맞는지 의문"
현행법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을 하지 않으면서 미방위 국감이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피감 기관장이 국감을 거부한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 법적 제재까지 고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오전 10시 예정된 미방위 국감에 최성준 위원장이 출석하지 않았다. 방통위 상임위원,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등 국감 증인 모두 국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26일 열린 미방위 국감 역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이미 지난 23일 국회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 국회의장과 야 3당이 해임건의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며 의사일정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자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10시15분 경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화통화를 통해 "신상진 의원이 (최성준 방통위원장에게) 출석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미방위 상임위원장으로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다.
이어 변 의원은 "적극적으로 방해했는지 신 의원한테 물어봐야 한다. 위원장 권한 남용으로 고발해야 한다"며 "야당 추천 위원은 어디에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10시17분 경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이기주, 김석진, 고삼석 상임위원들이 국감장에 들어왔다.
'왜 늦게 들어왔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김 부위원장은 "국감이 여야간 합의가 안됐다는 말이 있었고, 정식 개회 전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여러 야당 의원들이 "누가 지시한 것이냐"고 묻자 김 부위원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국회 의사 일정에 대해 공무원들이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10시20분 경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박효종 방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미방위 간사)은 "국회의 상황과 법률적 이행 문제는 별개다. 증인은 출석의 의무만 있다. 합의가 안되고 되고를 판단할 필요가 없다"며 "이는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피감기관장, 기관증인들에 대해 어떻게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긴급 회의에 들어갔고 결국 11시께 국감을 파행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실제로 미방위원장이 그러한 지시를 내렸다면 이는 월권을 넘어 명백한 법률 위반으로 이 역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심각한 문제로, 이 시간까지 국감장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회 무시하고 모독하는 행위"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법률적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미방위 간사)도 "방통위원장 법관을 한 사람으로, 서면으로 출석 요구서를 받았을 것"이라며 "변경된 통지서가 오기 전까지는 요구서에 나온 시간, 장소에 착석해야 증인 출석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금까지 국회 경내 어딘가에서 신상진 미방위원장과 통화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기본적인 법리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방통위원장 직위 자체가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을 위한 자리인지, 국회 미방위원장의 개인 참모인지 심히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정당한 이유 없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아니한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경진 의원은 법적 절차대로 최성준 위원장을 처리할 것이냐는 질의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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