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판 품목, 치고올라오는 중국에 고개 숙이는 '세계시장 점유율' 난리 났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다가 휴대전화나 자동차, 배 등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이들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면서 오랜 기간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수출 효자 품목들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수출 하락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불과 몇년 사이에 세계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입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류, 평판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등 정부에서 지정한 13대 수출 주력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1년 5.74%에서 2015년 5.33%로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수출시장에서 이들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서 47.4%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수출은 오히려 퇴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13개 품목 중 선박류와 평판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철강 등 10개 품목에서 점유율이 하락했습니다. 반도체와 일반기계, 컴퓨터 등 3개 품목이 소폭이나마 점유율이 올라 체면치레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효자 품목이 주춤하는 사이에 중국산이 치고 올라왔습니다. 같은 기간 13개 수출품목에서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26.2%에서 29.4%로 늘었습니다.
중국은 이들 중 선박류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품목의 점유율이 올랐습니다. 특히 무선통신기기는 중국의 수출점유율이 2011년 31.3%에서 지난해 38.1%로 6.8% 포인트나 뛰었습니다. 중국산 휴대전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됩니다.
보고서는 "최근 우리 주력품목 수출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세계경기 부진과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크다"면서도 "주요국과의 경쟁심화와 함께 일부 품목의 경쟁력 저하도 상당부분 작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쟁력 없는 부문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재편해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전환하고 경쟁력 있는 핵심부문 중심으로 기업을 구조개혁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이진경 디자이너 leeje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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