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주주협의회)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매각작업이 본격화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이날 매각공고를 내고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9개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42.1%의 지분이다.
예비입찰은 11월 중순, 본입찰은 내년 1월로 예상하고 있다. 진행 상황에 따라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금호타이어 인수후보를 물색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자 16곳,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 14곳에 투자안내서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매각 대상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해외 자본도 인수할 수 있다. 흥행을 위해 통상 매각 회사에서 부담하고 있는 매각 비용을 채권단이 부담할 수 있도록 근거를 두기도 했다.
매출액 기준 국내 2위 세계 12위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는 해외 주요 시장에 판매 연결망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올 상반기 완공한 미국 조지아공장을 비롯해 중국 남경ㆍ천진ㆍ장충공장, 베트남공장 등 글로벌 4개국 9개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빅 1,2인 브리지스톤, 미쉐린을 비롯해 중국 캠차이나, 일본 요코하마타이어 등 해외 타이어 업체들과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이 금호타이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번 인수전의 최대 관심은 옛 대주주였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되찾아갈지 여부다. 박 회장은 금호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 완성을 위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은 아직 확정짓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를 수용하면 우선 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존 대주주인 박삼구 회장 보다 해외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박삼구 회장 측이 우선매수권을 앞세우고 금호터미널과 금호산업 합병법인인 금호홀딩스가 매수주체가 된다면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에 획기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시장에서는 해외매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고, 주가도 이런 흐름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의 부진한 실적이 박삼구 회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저조한 실적이 매각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26.4% 줄어든 407억원, 당기순이익은 7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고태봉 연구원은 "3분기에도 업황과 영업력에 큰 변화를 예상하기 힘든 상황인데다 매각을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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