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건강이상설이 선거의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9·11 테러 추모행사에서 휘청거리다 쓰러진 것. 원인은 폐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뇌진탕 증세를 보인 이후, 건강은 지속적으로 그의 발목을 잡아 왔다.
클린턴은 지난 2012년 12월, 위장감염으로 인한 탈수증세가 심해져 쓰러지면서 뇌를 다쳐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 이후 추가 검진 과정에서 혈전이 발견돼 입원치료를 받았고, 한 달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돌아온 그는 뇌진탕 후유증 때문에 콘택트렌즈 대신 특수안경을 쓰기도 했다. 2013년 1월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피습사건 청문회에 참석했을 때 그가 쓰고 나온 검은 뿔테안경은 렌즈 표면에 수직선 여러 개가 그어져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2014년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후보 '대세론'의 주인공이 되자, 공화당은 그의 건강 상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선거전략가였던 칼 로브는 뉴욕포스트지에 '클린턴이 뇌 손상을 입었을지 모른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즉각 "힐러리는 나보다 더 건강하다"며 건강이상설을 일축했지만, 이후로도 연설 도중 기침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건강이상설은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녔다. 공화당 측은 그가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까지 꼬투리를 잡으며 건강상태에 의혹을 제기했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50여일 앞두고 건강이상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ABC방송의 유명 토크쇼에 출연,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피클병을 따는 '차력쇼'도 해 보였지만 그를 향한 의혹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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