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통사 '비식별정보', 빅데이터전문기관 통해 이용 가능해진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금융사들이 금융보안원, 신용정보원 등 빅데이터 전문기관을 통해 이동통신사, 핀테크업체 등의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계기로 금융사는 지금보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빅데이터 전문기관 지정 관련 간담회'에서 "그동안은 이종사업자 간 보유한 데이터는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는 결합이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자인 전문기관을 통해 결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예컨대 금융사와 이동통신회사가 보유한 비식별 개인정보를 통합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을 만든 뒤, 기존 금융회사보다 더 싼 이자의 대출 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비식별 정보를 활용한 스타트업 기업의 시장개발, 신용·통신 정보의 결합을 통한 신용평가 모형의 정교화, 신용·공공정보의 결합·분석을 통한 맞춤형 정책설계 등 다양한 빅데이터 활용사례가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하반기 안에 전 금융권의 비식별화 개인신용정보와 관련한 통계 수치, 분석 결과가 순차적으로 금융회사에 제공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특히 "앞으로는 금융사가 영업과 리스크 관리 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권 빅데이터 지원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금융보안원과 신용정보원이 앞으로 ▲금융사 특성에 맞는 비식별화 수준을 제시하고 ▲빅데이터 관련 기술과 인력을 지원하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임 위원장은 "농경시대 원료가 땅이고 산업화 시대 원료가 철이었다면 정보화 시대 원료는 데이터라는 말이 있다"면서 "정부는 기업이 데이터라는 원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경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