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고] 리더에게 재난교육이 필요한 이유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기고] 리더에게 재난교육이 필요한 이유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AD

조직이론가로 유명한 찰스 페로 미국 예일대 교수는 지난 1984년 그의 저서 ‘Normal Accidents’를 통해 아무리 안전장치를 강화한다 해도 피할 수 없는 사고인 ‘정상 사고’가 존재하며, 복잡해진 사회시스템은 사고 발생 위험을 증대시킨다고 경고한 바 있다. 30년이 훌쩍 지났지만 현대사회의 다양한 사건·사고를 보면 그의 말은 여전히 영향력이 있다. 그렇다면 그의 말대로 피할 수 없는 사고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리더들의 재난대비에 대한 관심과 평상시 노력에서부터 그 답을 찾고 싶다.


911·테러로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됐을 때다. 그곳에 입주해 있던 기업들이 정상운영을 재개하려면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놀랍게도 다음날 정상영업을 실시했다. 수년간 꾸준한 대피훈련으로 붕괴되기 직전 3500여명의 직원이 빠져나왔고, 이중화된 재해복구 시스템과 대체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예측 불가능한 재난 대비의 중요성을 리더들이 먼저 인지하고 준비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우리에게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고 잘 알려진 US항공 1549편의 불시착사고도 이와 유사한 사례다. 2009년 1월15일 승객과 승무원 155명을 태운 항공기는 이륙 5분 만에 새떼와의 충돌로 엔진에 화재가 발생했다. 기장인 체슬리 슐렌버거는 회항하는 대신 뉴욕 고층건물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강에 비상착륙을 시도했다. 또한 비상착륙 후 2분 만에 매뉴얼대로 기내 승객들을 전원 탈출시키고, 탑승자 명단과 탈출한 승객들을 모두 점검했다. 그의 침착하고 정확한 대처로 한 명의 희생자 없이 전원 구조될 수 있었다. 기장은 잘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로 항상 비상상황에 대비한 교육과 훈련을 반복적으로 해왔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을 뿐이라고 답했다.


위 두 사례는 한 사람의 특별한 재난관리 컨트롤러만 있어도 재난상황에서 수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특별함은 평상시 재난에 대비한 시스템과 꾸준한 교육 및 훈련의 결과로 얻어지기 마련이다. 반복된 교육과 훈련을 사고 현장에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누구나 위기상황에서 ‘특별한’사람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 여러 기관이 연계된 조직의 리더일수록 현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크다.

이러한 중요성을 잘 알기에 국민안전처는 올해 최초로 전국 시도 및 시군구 부단체장을 대상으로 ‘통합지원본부장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재난안전 전문교육을 실시했다. 각 지자체는 재난 발생 시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를 설치, 운영한다. 지자체의 부단체장은 재난현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재난이 발생한 경우 통합지원본부장의 초기대응이 매우 중요하기에 재난현장의 손과 발이 되는 지자체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우선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교육에는 262명의 대상자 중 총 247명이 참석해 94%의 높은 참석률을 보였다. 재난대비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유도하고 독려하는 것이 중앙부처의 역할이기에 내년에도 교육을 더 알차게 보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중앙과 지방이 함께 재난대비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도 마련할 것이다.


재난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리더들에게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단어는 ‘평상시 반복적 훈련과 교육’이다. 지자체 리더들에게 재난안전 전문교육 실시를 통해 그들의 임무와 역할을 명확히 인지시키고, 재난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공유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재난 시 신속한 상황판단, 재난피해 최소화 등 성공적 재난관리의 기초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