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둘째날 5언더파 몰아치기, 루이스 1타 차 2위, 전인지 8위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골프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만들겠다."
'골프 여제' 박인비(28ㆍKB금융그룹)의 금빛 질주다.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바하 다 치주카의 올림픽코스(파71ㆍ6245야드)에서 끝난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2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쳐 선두(10언더파 132타)로 도약했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2위(9언더파 133타),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찰리 헐(잉글랜드)이 공동 3위(8언더파 134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1타 차 공동 2위에서 출발해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었다. 5번홀(파5) 버디를 7번홀(파4) 보기로 까먹으며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다가 9~10번홀 연속버디로 선두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15번홀(파4) 버디와 17~18번홀 연속버디로 기어코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티 샷 실수가 있었지만 위기를 잘 넘겼다"면서 "퍼팅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17승(메이저 5승)을 올린 한국의 에이스다. 작년 아시아선수 최초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올해 최연소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지만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조차 불투명했다. 태극마크를 고민하다가 2개월 동안 국내에서 재활에 전념했고, 2주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마스터스에서 '컷 오프'를 당한 뒤 다소 불안한 모습으로 올림픽 무대에 입성했다.
전날 1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로 주변의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풍부한 경험과 '침묵의 암살자'라는 애칭 처럼 빅 매치에 강한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금메달 사냥을 위한 순항을 계속했다. "아직 이틀이 더 남아 있는 만큼 좀 더 집중하겠다"며 "샷 실수를 줄이고,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우승 의지를 다졌다.
루이스가 버디 12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무려 8타를 줄이는 기염을 토했다. 박인비를 1타 차로 추격하며 역전우승을 위한 확실한 발판을 놓았다. 세계랭킹 3위 헨더슨도 7언더파를 기록하며 메달 레이스에 뛰어 들었다. 반면 전날 선두였던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따누깐(태국)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공동 8위(6언더파 136타)로 떨어졌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22위(3언더파 139타)다.
한국은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가 이글 2개와 버디 4개(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앞세워 공동 8위로 올라섰다. "초반 고비를 넘기니까 멋진 이글 2개가 나왔다"며 "마음을 비우고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양희영(27)이 6언더파를 쳐 공동 17위(4언더파 138타)로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김세영(23ㆍ미래에셋)은 2오버파로 부진해 공동 22위로 미끄러졌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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