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R&D 센터 올해 말 개관
최근 2분기 연속 매출 떨어진 것 극복 방안
중국 당국과 관계 개선 및 인재 수급도 노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애플이 올해 안으로 중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지으며 주춤한 중국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엔가젯 등 외신들은 중국 관영 매체 CCTV 등을 인용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장 가오리(Zhang Gaoli) 등 중국 고위관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고 전했다.
팀 쿡 CEO는 "새 R&D센터는 올해 안으로 문을 열 것"이라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현지 협력업체는 물론 대학과의 관계도 꾸준히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R&D센터의 위치나 직원 수, 총 투자 금액 등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애플은 중국 당국의 규제가 늘어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R&D 센터 건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지난 5월 '중국의 우버'라고 불리는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가까이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은 중국당국에게 이 같은 투자로 여러 현지 업체와 계약을 맺고 고용을 창출하는 등 중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 애플은 중국 R&D 센터를 통해 중국 당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기대하는 한편, 현지의 우수한 인재를 수급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아이폰 판매 하락도 R&D 센터 설립의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화웨이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애플은 지난 2분기 연속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대만의 IT매체 디지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2016년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화웨이는 1위(14%)를 기록했다. 신흥 강자인 오포(Oppo)와 비보(Vivo)는 각각 12.7%, 11.2%로 2,3위를 차지했다. 반면 애플은 한 자리대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한편 애플은 중국 시장이 애플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판단하고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만 12개의 새로운 애플스토어 매장을 열었다. 현재 애플은 중국에서 40개의 애플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중국 내 최대 서버 업체인 인스퍼와 손잡고 현지 데이터 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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