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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회사 어려워져 장학금 줄이니 '공정위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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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고에 "거짓·과장광고 시정하라"

불황의 그늘..회사 어려워져 장학금 줄이니 '공정위 신고' 해당 광고 내용(제공=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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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한 기업인이 경영하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모교 후배들에게 주던 장학금 규모를 줄인 뒤 '거짓·과장광고를 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신입생을 모집할 당시의 광고와는 다르게 등록금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은 경북 봉화고의 위법 행위를 적발, 시정 명령했다"고 밝혔다.


봉화고는 지난 2012년 11월1일부터 학교 홈페이지에서 신입생 모집 안내를 하면서 "국내 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경우 4년간 등록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학금 재원은 굴착기용 부품을 생산하는 제성유압유한공사가 마련한 것이었다. 2003년 중국 상하이에서 이 회사를 설립한 이창호 대표는 봉화고를 나왔다. 이 대표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는 후배가 없도록 돕고 싶다"는 평소 소망에 따라 장학 지원에 나섰다.


제성유압의 지원으로 봉화고 학생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합격자는 4년간 대학 등록금 100%를 ▲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한양대(상경 및 이공 계열, 중국 관련 학과), 인하대 공대, 경북대, 부산대 합격자는 4년간 등록금 50%를 제공받았다.


'JS장학금'으로 명명된 이 장학 제도는 지난해까지 문제 없이 돌아가다가 제성유압의 사정이 나빠지면서 삐걱대기 시작했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성공 신화를 쓰던 제성유압은 건설 경기 악화 앞에서 장학 사업마저 축소해야 할 만큼 비상 상황을 맞았다. 제성유압 측은 봉화고에 "장학금을 원래대로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지원을 줄여야겠다"고 전했다.


이에 봉화고는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졸업생에게 1학년 첫 학기 등록금을 지원하면서 '향후 장학금을 계속 받으려면 학점 3.8 이상을 얻어야 한다'고 전에 없던 조건을 제시하는가 하면 부산대 입학생에게는 등록금을 한푼도 주지 않았다.


해당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익히 알고 있던 장학 제도가 갑자기 달라지니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공정위에 신고가 들어갔고 대구지방공정거래사무소는 이번 사안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판단, 봉화고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홈페이지 광고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한편 'JS장학금은' 대폭 축소된 채로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합격자에게는 1학년 첫 학기 등록금을 지원하되, 이후 지원에는 '학점 3.8 이상'이라는 제한 요건을 뒀다. 부산대 등 입학생에게 등록금 절반을 을 지원하던 것은 아예 없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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