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반등 모멘텀을 마련하는가 했던 우리나라 수출이 7월 들어 다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역대 최장기간인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수출액은 410억45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2% 줄었다. 수출 감소폭이 1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11.1%) 이후 3개월만이다. 역대 최장기간인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감소폭은 전월 한 자릿수(-2.7%)에서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7월 수출 물량은 전년보다 1.6% 줄었고 수출 단가도 8.8%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4.4%)은 전월(-0.6%)보다 감소폭이 확대됐고, 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원화 표시 수출 증감률(-10.2%)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수출품목 가운데 컴퓨터(39.1%)를 제외한 모든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선박 부문은 일부 선박의 인도시기가 연기되면서 지난해보다 수출이 42.5%나 급락했다. 자동차 수출도 업계 파업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14.6% 줄었고 철강도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11.1%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7.6% 늘어나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인도는 -10.1%로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수출도 -14.3%로 전월(-7.0%)보다 악화됐다.
이 같은 부진은 7월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1.5일 적은데다, 수출 규모가 큰 선박통관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조업일수 1일 당 수출규모는 15억∼2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이민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조업일수 감소, 선박 인도물량 감소 등 일시적 요인 영향 탓"이라며 "일시적 요인을 제거한 일평균 수출 감소율은 금년 중 최소치를 기록해 수출 회복 기반은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 파업, 석유화학 정기보수 등 단기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반등모멘텀을 기대해왔던 우리 경제로선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더욱이 우리 수출은 작년 1월부터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미 마이너스를 이어오던 상태에서 두 자릿수 감소세가 겹쳐진 셈이다.
특히 영국의 EU (유럽연합) 탈퇴(Brexitㆍ브렉시트)나 저유가ㆍ보호무역 강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기업 구조조정ㆍ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 내수 하방리스크도 남아있어, 하반기 경제 양대축인 내수ㆍ수출 동반부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향후 수출 회복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하반기 반등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수출감소폭이 좁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감소액은 -2.8%로 올 들어 최저수준이다. 또 평판DP,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의 수출 감소폭도 전월 대비 축소됐다. 화장품(43.0%), 의약품(38.2%), 생활유아용품(6.6%) 등 유망 소비재 수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7월에는 어렵겠지만 8월 이후부터 하반기 전체로 보면 우리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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