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자 기존 비박(비박근혜)계 주자들이 서둘러 견제에 나섰다. 김 전 지사가 당권 경쟁에 합류할 경우 비박계 표 분산 등 전대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권 후보인 정병국 의원은 2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지사의 출마설에 대해 "지금까지 해오셨던 정치 행보에 비해서 좀 뜬금없다"며 "'김 전 지사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정 의원은 전날 오후 김용태·주호영 의원과 가진 3자 회동을 언급하며 "이번 전당대회가 혁신 전대가 돼야 하는데 이걸 과거로 회귀시키려고 하는 세력들이 있다"고 김 전 지사를 겨냥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 세 사람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 정리를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의 출마 움직임에 후보 단일화 등 공동대응의 뜻도 밝혔다. 정 의원은 "정치공학적으로 판세를 보고 저울질하고 간을 보고 하는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저는 구태 정치의 일환이며 척결돼야 될 대상"이라며 "반(反)혁신 세력이 혁신에 장애가 된다면 세 사람이 하나로 뭉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도 단일화에 포함이 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 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못박았다.
특히 비박계 후보들은 자신들을 지지, 격려해주던 김 전 지사가 경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생각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지사의 출마설과 관련해 "혼란이 있었거나 와전된 것 같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일요일(24일) 낮에 전화통화를 했었는데 '지금까지 잘 해왔고 열심히 해라.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덕담 수준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라며 "특별히 출마하신다는 말씀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자기 확신으로 정치를 하는 몇 안되는 분으로 대충 상황을 보다가 일에 뛰어드는 분이 아니다"며 "(당권 도전은) 미지수고 그렇게 안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도 김 전 지사의 행보에 대해 "참으로 생뚱맞은 정치적인 행보"라며 "이름이 좀 있다고 해서 아무 곳이나 이름 내놓고 나오면 되는 것 같은 이런 인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친박도 아니고 비박도 아니고, '양쪽에 잘 하면 표를 얻지 않느냐' 이런 단순한 생각을 가진 것 같다"며 "참으로 잘못된 판단이 아닌가 하는 염려스러운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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