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대 버거라는 말에 전날 밤 10시부터 대기"
뙤약볕에 1500여명 몰려…"기대했던만큼 맛있다"
가격 적정성 논란…"미국 현지 가격과 거의 차이 없어" "패스트푸드와 비교는 무리"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오늘 안에 쉑쉑버거를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30도가 넘는 뙤약볕에 서울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500m가 넘는 줄을 서던 20대 여성 둘은 앞에 대기인원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미국의 프리미엄 클래식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22일 강남에 1호점을 열었다. 이날 매장에는 오픈전인 11시전부터 400명이 넘는 고객들이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전 9시께부터 200명이 넘게 몰리기 시작하더니 11시를 넘어서는 1500명이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매장에 가장 먼저 입장한 김대환(19)씨는 경북 의성에서 하루 전날부터 올라와 줄을 섰다. 김씨는 "미국의 3대 버거라는 얘기에 어떤 맛일지 몹시 궁금했다"면서 "어제 저녁 6시 반에 서울에 올라와 밤 10시부터 줄을 섰다"고 상기된 채 말했다.
쉐이크쉑은 미국의 유명 외식기업, 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탈리티 그룹의 회장인 대니 마이어가 만든 브랜드다. SPC그룹은 2025년까지 최소 25개 이상의 매장을 열고, 이를 통해 외식매출을 현재 150억원 수준에서 20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픈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게 이어지며 정식 오픈일인 이날, 예상을 뛰어넘는 고객들이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첫 소비자들의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가격이 비싸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수제버거라는 점을 상기하면 과한 것은 아니라는 게 이날 현장을 찾은 고객들의 평가였다.
미국에서 5.29달러(6792원)인 쉑버거의 경우 국내 가격은 6900원이다. 미국보다는 108원 차이가 나지만, 일본(7785원)과 비교하면 885원 더 저렴하다. 핫도그의 경우, 미국에서 3.30달러(4237원), 일본에서는 480엔(5495원)이며 한국에서는 4400원이다. 또한 감자튀김은 미국 2.99달러(3839원), 일본 420엔(4808원), 한국 3900원 등이다.
쉑버거와 감자튀김, 쉐이크 음료 등을 구입할 경우, 한국에서는 1만6700원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햄버거의 세트구성이라고 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구성대로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구입할 경우, 현재 환율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1만7423원, 일본에서는 2만34원이다.
새벽 4시부터 줄을 서 매장에 세 번째로 입장한 이규영(20)씨는 "가격이 비싸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미국 현지 가격과 비교했을 때도 몇 백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서 "품질 대비 가격은 적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호준(20)씨 역시 "캐나다에서 먹던 맛과 비슷하다"면서 "새벽 6시부터 기다렸던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SPC그룹 마케팅전략실장도 직접 참석해 커팅식을 치렀다. 이날 커팅식에는 허 실장을 비롯 마크 윌리엄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 권인태 파리크라상 대표 등이 참석했다.
허 실장은 이날 커팅식 이후 기자와 만나 "앞으로 매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급선무"라며 "2호점도 조만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지만 계약 내용인 최소 25개 이상은 낼 것"이라며 "쉐이크쉑 이후 삼립식품의 외식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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