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와 IBM이 공동 연구중인 차세대 메모리 자기저항램(MRAM, 이하 M램)의 집적도를 11나노미터(㎚)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두 회사는 3년내 M램의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혀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맞손을 잡은 삼성전자와 IBM에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IBM은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레터를 통해 11나노미터 스핀트랜스퍼토크(STT) M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STT M램은 현재 메모리 저장장치로 사용되고 있는 낸드플래시 대비 쓰기 속도가 10만배 빠른 것이 특징이다. 읽기 속도도 10배 가까이 빠르다. 아주 적은 전력으로 구동되고 비휘발성(전원을 꺼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음) 메모리이기 때문에 사용되지 않을때는 아예 전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M램의 또 다른 특징은 수명이 무제한이라는 점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쓰기, 읽기를 반복하다 보면 수명이 다한다. 관련 기술이 발전해 많이 수명이 늘어나긴 했지만 반영구적이지는 않다.
M램은 지난 2007년 반도체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11년 삼성전자가 STT M램 기술을 가진 반도체 회사 그란디스를 인수하고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가 M램 기술 개발을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연구개발이 본격화 됐다.
이처럼 낸드플래시의 단점인 느린 쓰기 속도, 수명에 제한이 있다는 점을 모두 개선한 M램이지만 지금까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50나노미터 이하의 미세공정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IBM은 삼성전자와 함께 3년안에 M램 양산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를 대체할 차세대메모리 시장은 인텔,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오랜 기간 연구개발을 진행해왔지만 지금까지 낸드플래시 보다 높은 집적도, 낮은 생산가격을 구현하지 못해 상용화되진 못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IBM이 11나노미터 M램 개발에 성공하며 상황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STT M램은 나노공정이 심화될수록 전력 소모량이 더 줄어들게 된다. 사물인터넷(IoT) 기기 센서, 모바일기기 등 활용처도 무궁무진하다. 장기적으로는 낸드플래시 시장을 대체할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IoT 시장은 지난 2013년 1조9000억 달러 규모였지만 오는 2020년에는 7조1000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IBM이 차세대메모리 연구개발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지니 로메티 IBM CEO가 '앨런앤드코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회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 회사는 차세대 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외에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 면에서도 협력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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