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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가 정말 개고기로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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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1913년, 미국 뉴욕 코니아일랜드 상공회의소는 식당에서 '핫도그'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결정합니다. 핫도그에 든 소시지가 말그대로 개고기로 만든 것인 줄 착각하는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당시 코니아일랜드에는 20세기초 유럽에서 벌어진 발칸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런데 대서양을 건너 온 머나먼 땅에서 접한 음식이 '개고기' 소시지라니…. 기겁할만도 하죠. 발칸의 이주민을 놀라게한 핫도그. 그런데 대체 이 핫도그라는 이름은 누가 처음 붙인 걸까요? 그 어원에 대해선 아직까지 여러가지 설이 분분합니다.

첫번째로 구운 소시지가 몸통이 길고 다리가 짧은 견종, 닥스훈트를 떠올리게 한다고 해서 핫도그라 부른다는 설입니다. 17세기 후반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푸줏간에선 가느다랗고 긴 훈제 소시지를 팔았는데 이를 '작은 개' 혹은 '닥스훈트 소시지'라고 불렀다는군요. 또한 독일에선 개(dog)가 소시지를 뜻하는 은어라고 보기도 한다네요. 반면 국제 핫도그 소시지 협회는 19세기 중반에 미국으로 건너온 독일 이민자들이 소시지를 빵에 끼워 팔면서 '핫도그'라는 제품명을 붙였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핫도그가 정말 개고기로 만들었다고?

일각에선 핫도그를 진짜 개고기로 만들었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역사·인류학자 브루스 크레이그가 쓴 '사람이 개를 물다(Man bites Dog)'라는 책에 따르면 독일의 소시지 가게들이 1845년부터 개고기를 소시지 재료로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았다고 합니다. 20세기 초반까지 독일에선 개고기를 먹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데요. 그러니 개고기 소시지를 만들었을거라고 의심해볼 수 있죠.


그렇다면 '핫도그'라는 말이 처음 기록된 문헌을 추적해 보면 어원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처음 핫도그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헌은 1892년 12월 31일자로 발간된 뉴저지의 페터슨 데일리 프레스라는 지역신문입니다. 이 신문은 토마스 프랜시스 자비어 모리스라는 소년 행상 이야기를 전하면서 그의 애칭이 '핫도그 모리스'였다고 전했습니다. 그가 롤빵을 갈라 프랑크소시지를 넣은 음식을 '핫도그'라고 했다네요. 그 이전부터 핫도그라는 단어가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죠.


다음으로 유명한 미국 만화가 토마스 알로이시우스 도건(Thomas Aloysius Dorgan)이 독일어 철자를 몰라 핫도그라는 새단어를 만들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도건은 스포츠 카툰을 뉴욕저널에 연재했는데요. 1901년 뉴욕 폴로 운동장에서 열린 뉴욕 자이언츠 야구 경기를 보러 갔다가 빵에 소시지를 끼운 음식을 파는 노점상을 보게 됩니다. 이 음식의 이름은 '닥스훈트 프랑크푸르터(dachshund frankfurter)'였는데요. 정확한 철자를 몰랐던 도건은 롤빵에 낀 소시지가 개처럼 짖는 유머 카툰을 그린후 머리에 떠오르는데로 '핫도그'라는 그림 설명을 달았다는거죠.


그런데 이 문제의 그림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국제핫도그소시지협회도 도건이 그린 그림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그가 먹고 살기 위해 그렸던 무명시절 그림들까지 샅샅이 뒤져봤지만 없더라는 거에요. 한가지 더 의심스러운건 도건이 뉴욕으로 이사온 해가 1903년이며 그 이전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살았다고 하니, 1901년에 뉴욕에서 그림을 그렸다는 얘기는 별로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도건이 '핫도그'를 언급한 작품 중 현재 확인 가능한 가장 오래된 작품은 1906년 뉴욕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렸던 자전거 경주대회에 등장한 핫도그 장수를 그린 그림입니다. 그런데 이때에는 이미 핫도그라는 음식명이 누구에게나 익숙해진 때였죠. 마찬가지로 해리 모즐리 스티븐스라는 사람이 "닥스훈트 소시지를 뜨거울 때 드세요"라고 외치며 판대서 '핫도그'라는 말이 생겼다는 설도, 안톤 포이트바그너라는 이가 뜨거운 소시지가 안팔리자 빵에 끼워 팔았다는 말도 모두 근거가 희박한 추측에 지나지 않습니다.


핫도그가 정말 개고기로 만들었다고? 20세기초 핫도그 노점상


이외에 대학가에서 처음 핫도그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9세기 후반 핫도그 노점상들은 미국의 동부 대학교 기숙사 앞에 진을 치고 장사를 했습니다. 이들 노점상을 '독 웨건(dog wagons)'이라고 불렀어요. 굳이 '개(dog~)'를 붙인건 노점상이 파는 음식의 품질이 형편없다는 것을 비꼬기 위해서였죠. 진짜 개고기 넣은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답니다. 하버드나 프린스턴, 예일 같은 대학의 교지에 발표된 시(詩)에도 핫도그라는 말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닭도리탕이 순우리말인지 아니면 일본말의 오용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듯이 핫도그도 그 어원에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손쉽게 접하는 음식 이름 하나에도 수많은 사연이 켜켜이 쌓여있다는 사실이 재밌지 않으신가요. 다가오는 초복(17일)에는 사회적 논란이 많은 보신탕 대신 핫도그를 한입 크게 베어물며 그 안에 숨은 100년 역사를 느껴보시는건 어떨까요.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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