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새로운 인천, 행복한 시민'을 내걸고 민선6기를 시작했던 유정복 인천시장이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13조원에 이른 부채와 수년 째 지지부진한 개발사업 및 각종 현안들이 산적한 채 임기를 시작한 유 시장으로서는 어느 자치단체장보다 바쁜 행보를 이어왔다.
눈에 보이는 성과도 냈다. 2014년 13조원대에 이른 인천시 총 부채는 올해 11조원대로 줄었고, 한때 재정위기단체 지정 기준(40%)에 근접한 39.9%까지 올라간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올 연말이면 3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비와 보통교부세 등 정부지원금도 역대 최대치를 확보하고 있다.
'부채(負債)도시'의 오명을 벗겠다며 정무부시장을 '경제부시장' 체제로 바꾸고 국비확보와 부채관리를 전담할 조직재편을 단행한 점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셈이다.
인천 중심의 철도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상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 2020년 개통을 목표로 한 인천발 KTX 사업은 올해 기본계획 용역비 70억원이 반영돼 시동을 켰고 인천 송도에서 서울까지 20분대에 도착할 수 있는 GTX는 지난달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다.
무엇보다 최초·최고(最古)의 역사와 문화, 168개의 섬, 국제공항과 항만, 경제자유구역 등 인천이 갖고 있는 무수한 가치를 재창조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자는 '인천가치 재창조사업'은 역대 시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의 하나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시장은 "지난 2년은 '빚은 줄이고, 문제는 풀고, 희망은 열기'에 집중해 재정건전화와 오랜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스스로도 어느 정도 만족감을 표했다.
한 지역방송이 오피니언 리더와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유 시장의 2년간 시정활동 평가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이 41%로 '보통이다'( 23.9%), '못했다'(29.2%) 보다 많았다. 유 시장은 차기 인천시장에 적합한 인물로도 40%의 지지를 받았다. 같은 새누리당의 윤상현 의원(25.7%)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전임 시장이던 송영길(5.5%), 안상수(3.4%) 의원을 크게 따돌릴 정도로 높은 기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현직 시장의 프리미엄이 얹힌 결과다. 남은 후반기 2년의 시정 운영에서 성과를 낸다면 확실한 재선고지를 점령하겠지만 그 반대라며 다른 시장후보들 보다도 냉엄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인천경실련은 임기 2년을 보낸 유정복 시장이 공약이행을 '반타작'도 못했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물론 시 자체 진단과는 공약이행 정도가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선거당시 급조된 공약이 있다면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재조정하고, 갈등이 있는 공약사업들은 이해당사자와 합의기구를 구성해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는 조언은 새겨봐야 한다.
임기 반환점에 선 유 시장이 지금의 지지도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눈들이 지켜보고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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