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일제히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강등했다. 그러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그리고 정부가 과반 지분을 보유한 우리은행은 여전히 여신 등급을 '정상'으로 유지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대우조선에 대한 건전성 등급을 '요주의'로 낮추고 약 58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 하나은행의 대우조선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약 8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앞서 KB국민·신한은행에 이어 이번 하나은행까지 등급 하향조정에 나서면서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대우조선 여신 등급을 '정상'으로 고수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분류되지만, 정부가 절반을 넘는 51.04%의 지분을 보유해 실질적으로는 정부 소유 은행이다.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도 지난달 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낮추고 추가 충당금 450억원을 쌓았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상반기 1조3000억원 규모의 '빅배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의 대우조선 익스포저는 1조4200억원 규모로 국책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많다.
국책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이 유일하게 대우조선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낮췄다. 다만 애초에 여신 규모(약 900억원)가 크지 않아 추가 충당금도 180억원에 그쳤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대우조선 여신 규모가 수조원에 이르는 국책은행들은 여전히 '정상'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대우조선 익스포저 규모는 지난 4월 말 기준 약 19조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익스포저(22조8302억원)의 약 83.6%에 달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전날 발표된 2015 금융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성과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C등급을 받았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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