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75건, 한단지서만 194건 신고
프리미엄 기본이 3000만~5000만원
1억2000만원 웃돈 붙은 곳도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들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사상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이달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한 단지에서만 무려 194건이 거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수요와 강남 진입을 노리는 실수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와 분양권 불법거래 감시 등 정부의 분양시장 개입이 본격화하면서 분양권 거래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중 서울에서 875건의 분양권 거래가 신고됐다. 29일까지 거래된 것을 기준으로 한 물량이다. 이 정도만 해도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던 5월의 741건을 크게 웃돈다. 29일 하루 동안 38건의 거래가 신고될 정도로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다.
서울 분양권 거래 증가세를 이끈 주인공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다.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헬리오시티'에서만 194건의 분양권 손바뀜이 나타났다. 이 단지는 총 9510가구의 대단지로 이 중 1558가구가 일반분양됐다. 지난 1일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는데 한 달 새 일반분양 물량의 12.5%가 거래된 셈이다.
활발한 거래 속에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은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3000만~5000만원은 기본이고 위치가 좋은 곳은 1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기도 한다.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웃돈을 적어도 5000만원은 줘야하는 상황"이라며 "주택 규모가 큰 타입에 웃돈이 많이 붙어 거래된 것이 특징"이라고 귀띔했다. 신고된 사례를 보면 지난 17일 전용면적 39㎡형 11층 물건이 5억249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11~20층의 분양가가 최저 4억5200만원, 최고 4억9180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많게는 7290만원의 웃돈이 붙은 것이다. 일반분양 물량이 446가구인 110㎡형 가운데 23층은 11억4970만원에 거래됐는데, 웃돈 규모는 1억650만원에 달한다. 84㎡형도 14층 분양권이 9억5710만원에 팔렸는데 분양가는 최저 8억3350만원, 최고 9억2290만원이어서 웃돈은 최대 1억2360만원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단지 규모가 큰 헬리오시티의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분양권 거래가 급증했다"며 "분양권 매입층은 주로 실수요자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웃돈을 주고도 분양권을 사려는 사람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과열된 분양시장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분양권 거래는 이달을 정점으로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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