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업자·금융사들은 울상…엇갈리는 희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영국 경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파운드 급락의 후폭풍을 겪고 있지만 잘 살펴보면 여기에도 승자와 패자는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파운드 하락의 최대 수혜자로 영국 수출업계와 여행업계를 꼽았다.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업체들은 득을 본다. 반면 미국·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영국과 경쟁하는 기업들은 안전자산인 자국통화 상승에 파운드 약세까지 겹치면서 상대적 손해가 예상된다.
파운드 하락으로 자국 통화를 파운드로 환전할 때 더 많은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여행자들은 앞 다퉈 영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과 이민자·외국인들에 대한 반감 확대, 잇단 시위 등은 여행객들이 주의해야할 사항이다.
높은 변동성 장세에서 수익을 챙기는 초단타매매 트레이더들이나 헤지펀드, 영국 증시 투자자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특히 국내영업 비중이 큰 기업들로 구성된 FTSE250지수 상장업체들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이 주를 이루는 FTSE100지수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영국내 수입업체들과 금융권, 일반 소비자들과 운전자들은 타격이 예상된다. 수입업체들은 브렉시트 전과 비교해 같은 물건을 들여오는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금융 중심지 '시티 오브 런던'의 국제적 명성에 타격을 입으면서 영국 금융사들도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운전자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파운드의 급격한 하락은 수출 보다는 내수 비중이 높은 영국 경제 전반에 이득보다는 손실이 더 크다. 수입물가 상승과 가계 구매력 축소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확산되면서 영란은행(BOE)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이 예견된 가운데 영국의 금리인하는 해외자금 이탈로 이어져 파운드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다. 중앙은행과 영국 정부의 고민은 향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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