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난 3거래일간 7548억원 순매도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국내 증시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이슈에도 불구 금세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정부 정책 등을 힘입어 상승세로 전환했는데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외국인의 귀환 없이는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확정된 지난 24일부터 3거래일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548억원어치를 내다판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1498억원 가량을 순매도했고 27일 2371억원, 28일 3679억원어치를 팔았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었다. 개인은 13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고 기관은 61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덕분에 국내 증시는 지수 반등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매도 패턴에서 눈에 띄는 것은 국내 대표 종목을 주로 매도했다는 점이다. 지난 3거래일 간 순매도 종목을 보면 가장 높은 자리에 삼성전자(-3471억원)와 현대차(-1030억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직 국내 증시를 불안하게 보는 셈이다.
국내 증시가 안정 국면으로 전환됐지만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은 아직 매우 높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외국인의 추가 이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코스피의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브렉시트 영향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있다. 추가 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나타난 파운드화와 유로화 약세, 엔화 강세가 신흥국 환율 약세로 이어져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200원까지 올라간다고 가정해 외국인 순매도 규모를 가늠해보면 4조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단기 저점 구간으로는 1800∼1850을 제시했다.
시장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아직 시장이 저점을 확인했다고 자신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비관론도 경계해야 하지만 적어도 시장 대응에 있어 추격 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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