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유진 인턴기자]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살인 피해자의 앵무새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어 증거 채택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해 5월 미국 미시간 주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으로 마틴 듀랑은 숨졌고 아내 글레나 듀랑은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 하지만 아내가 회복한 후 총기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 말하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그런데 숨진 남편이 키우던 앵무새가 사건 당시로 추정되는 현장의 마틴 듀랑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내면서 살인 사건을 풀 수 있는 핵심 열쇠로 주목되고 있다.
숨진 남성의 앵무새는 "꺼져(Get Out)" 등의 비속어를 낮은 남자 목소리를 내고 높은 목소리로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무엇보다 남자의 목소리로 "이런 젠장, 쏘지 마!(Don’t FXXXXing Shoot)"라고 반복적으로 외치고 있다.
올해 19살인 이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잘 따라하기로 유명한 종이다.
희생자의 전 부인인 크리스티나 갤러는 "앵무새가 사고 당시 집에 있었기에 상황을 본 건 아니다. 하지만 들은 거다. 그리고 뇌에 각인시켜 잊지를 못한 거다. 끔찍하다"라고 전했다.
또 듀랑의 부친 찰스 듀람은 "나는 앵무새가 사건 현장에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기억해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법정 증거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마이클 윌시 변호사는 앵무새의 소리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앵무새가 텔레비전 등 다른 곳에서 그런 말을 배웠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미국 미시간주 뉴웨이고 카운티의 지방검사인 스프링스테드는 앵무새의 ‘증언’이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앵무새의 말을 연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전에도 다른 사건에서 아프리카 앵무새가 등장해 증거 능력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인정받지는 못했다.
정유진 인턴기자 icamdyj7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