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전자제어장치(ECU) 몰래 교체 혐의…"글로벌 기업이 범죄행위 지시라니"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폭스바겐이 독일 본사 지시에 따라 ECU(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설정을 바꿔서 배출가스를 줄인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폭스바겐 '골프 1.4TSI' 휘발유 차량은 2015년 3월부터 국내에서 1567대가 판매됐다. 해당 차량은 휘발유 차량으로서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으로 국내 기준을 맞출 수 없는 차량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디젤차량 수입 허용 기준으로 '유로 5' '유로 6'를 적용하고 있다. 휘발유 차량은 배출허용기준이 까다로운 미국 기준에 맞추고 있다. 7세대 골프 차량은 수입 당시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차량은 국립환경과학원 인증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폭스바겐 측은 '모델 세팅이 잘못됐다', '원인 불명이다', '시험 차량의 산소센서 커넥트가 단락되거나 불완전 연결됐다'는 등 변명을 이어가며 계속 인증 신청을 하는 수법으로 1년가량 시간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3월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도록 관련 소프트웨어를 은밀하게 교체해 관련 인증을 받고서 한국 시판을 강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함부로 바꾸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교체하면 안 되는데 인증기관 몰래 수입차량 ECU를 교체했다"면서 "충격적인 이야기는 이것을 독일 본사에서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폭스바겐이 인증시험성적서를 조작해 제출하는 등 총체적으로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독일 본사가 소프트웨어 변경지시가 위법하다는 것을 알면서 지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독일 본사에서 ECU 변조를 지시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세계 1, 2위를 다투는 글로벌 기업인데 이렇게 범죄행위를 마구 지시를 하고 이해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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