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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암·퇴행성 뇌질환 극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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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암 치료 필수적 오토파지 조절 신호 규명

[과학을 읽다]암·퇴행성 뇌질환 극복될까 ▲오토파지 현상에서 CARM1 효소의 중요성을 규명했다.[사진제공=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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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암 치료에 필수적인 오토파지(자가포식) 조절 신호가 규명됐습니다. 오토파지의 신호 조절을 통한 신개념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생존에 필수적인 오토파지 작용을 조절하는 새로운 신호를 발견했습니다.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오토파지의 작동 기전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입니다.


오토파지(Autophagy)란 불필요한 세포내 단백질과 손상된 세포내 소기관을 분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세포내 필요한 물질들을 합성해 세포의 생존과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 역할을 하죠.

오토파지는 종간에 잘 보존된 자가포식 작용으로 영양분 결핍, 대사성 스트레스, 감염, 노화, 암, 퇴행성 뇌질환 발병 등의 신호에 대해 세포의 생존과 항상성 유지를 위해 활성화 되는 필수적 역할을 합니다.


세포가 영양분 결핍 상황에 노출됐을 경우 오토파지를 통해 세포내 불필요한 구성 요소와 소기관을 분해해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재생산, 체내의 다양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오토파지는 스트레스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 기작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연구는 대부분 세포질에서 오토파지 단백질들이 어떻게 결합하고 기능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핵 내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발현과 전사 조절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전사(transcription)는 유전자를 암호화하고 있는 DNA가 RNA로 해독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오토파지의 후성 유전적, 전사 조절기전에 핵심적 단백질을 찾고 그 기능을 연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암은 물론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오토파지 기능에 있어 핵 내에서의 유전자 발현에 의한 조절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히스톤 단백질의 후성유전적인 조절이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히스톤 단백질은 진핵생물의 핵내 DNA에 결합하고 있는 염기성 단백질로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여합니다.


이런 가정에 기반해 다양한 영양분 결핍 상황에서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을 관찰한 결과 히스톤 H3의 아르기닌 17번 잔기에 메틸화가 유도됨을 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메틸화를 유도하는 CARM1(coactivator-associated arginine methyltransferase 1) 효소의 단백질 양 또한 증가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CARM1 단백질 복합체 정제를 통해 정상 상황에서는 SKP2-SCF E3 유비퀴틴화 효소에 의해 CARM1 단백질이 분해되는데 영양분 결핍 상황에서는 SKP2의 전사가 감소돼 CARM1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안정화 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죠.


특히 세포에 당 결핍 상황이 지속될 경우 AMPK(AMP-activated protein kinase) 인산화 효소가 활성화 되면서 FOXO3라는 전사 인자를 인산화 시키고 인산화 된 FOXO3는 SKP2의 전사 과정을 저해함으로써 CARM1 단백질이 안정화 된다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오토파지를 유도하는 다양한 신호에 의해 CARM1 단백질이 안정화되고 핵 내에서 히스톤 아르기닌 잔기의 메틸화가 유도됨에 따라 핵심적 오토파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죠.


이번 연구는 핵 내에서 일어나는 오토파지의 중요한 신호 전달 경로를 발굴하고 여기에 핵심적 CARM1 단백질을 발견, 오토파지의 후성유전과 전사 조절 기전을 규명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백성희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저널인 네이처 6월15일자에 온라인(논문명:AMPK-SKP2-CARM1 Signaling Cascade in Transcriptional Regulation of Autophagy)에 실렸습니다.


백 교수는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오토파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암, 퇴행성 뇌질환 등의 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오토파지 조절에 필수적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신개념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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