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출발한 목성 탐사선 '주노', 내달 4일에 궤도 진입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인류의 우주탐험은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합니다. 인류는 아직 전체 우주의 약 5%밖에 알지 못합니다. 95%는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조차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100% 이해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지구 다음 행성인 화성에 대한 자료는 상대적으로 많이 파악돼 있습니다. 화성에 착륙해 탐사하는 로봇이 있을 정도이니. 지구와 화성을 제외한 나머지 행성에 대해서는 아직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을 넘어 목성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나사의 태양계 연구 작업이 넓혀지고 있습니다. 오는 7월4일 저녁 목성(Jupiter) 탐사선인 주노(Juno)가 목성 궤도에 진입합니다. 요즈음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목성과 화성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그곳으로 주노가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주노는 앞으로 목성의 극지를 중심으로 32번 공전하면서 목성에 대해 입체적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입니다. 나사는 이미 뉴호라이즌스(Newhorizons) 호를 통해 태양계 끝자락에 있는 명왕성을 탐험한 바 있습니다.
오는 2030년대에는 인류를 화성에 보내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이젠 태양계의 가장 큰 행성, 목성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주노 탐사선은 기존의 그 어떤 탐사선보다 목성에 더 가깝게 접근합니다. 베일에 싸인 목성의 신비가 하나, 둘 드러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구름 뚫고 목성을 보다=주노는 로마신화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주노는 주피터의 아내였습니다. 주피터는 자신이 벌이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자신을 구름 뒤에 숨겼습니다. 주노에게는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주노는 구름을 뚫고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었죠. 이 같은 의미를 탐사선에 담았습니다. 주노 탐사선은 목성의 구름을 뚫고 목성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관측 장비를 갖췄습니다. 특히 목성 중 북극과 남극 등 극지에 연구를 집중합니다. 극광을 관찰하는 것은 물론 목성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주노는 2011년 8월5일 아틀라스 V 로켓에 실려 발사됐습니다. 약 5년 동안의 비행 끝에 마침내 목성에 도착하는 것이죠. 주노는 목성의 대기권을 관측하기 위한 과학 장비가 탑재돼 있습니다. 목성은 알려져 있듯 거대한 가스층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입니다. 뿐만 아니라 최악의 방사능 수치를 자랑합니다. 이 때문에 탐사선에 언제 어떻게 방사능의 영향으로 치명적 피해를 입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물론 주노 연구팀은 이 같은 혹독한 방사능 환경에 대비했고 극악의 조건에서 견딜 수 있도록 사전에 주노 탐사선을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실시간으로 주노의 건강상태는 체크해야만 합니다. 주노는 예정된 궤도에 들어가기 전에 최종적으로 35분 동안 주 엔진을 가동해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기록 수립한 주노= 주노의 에너지원은 태양입니다. 주노의 여섯 개 면에 9m에 이르는 커다란 태양광 패널 3개가 장착돼 있습니다. 주노는 목성으로 날아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가장 멀리 날아간 탐사선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기존의 기록은 유럽우주기구(ESA)의 로제타 탐사선이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스콧 볼튼 주노 책임연구원은 "주노 탐사선은 7월4일 목성에 도착할 계획"이라며 "태양 에너지가 주노 탐사선을 목성까지 이끌었고 주노 탐사선은 목성에 도착해 그 기원은 물론 여러 가지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사 측은 "주노는 지금 태양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고작 500와트의 전기만을 생산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미 그런 것을 예상했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목성으로 가는 길에 찍은 지구=주노는 목성으로 가기 위한 여정에서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를 찍어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2013년 10월9일 지구에 가장 가깝게 접근했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남미, 칠레 해변, 눈 덮인 안데스 산맥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목성의 구체적 이미지를 촬영하기 전에 사전 연습을 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주노는 목성의 거대한 구름 소용돌이와 대적반 등을 자세히 분석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역할은 주노탐사선에 탑재돼 있는 주노캠(JunoCam)이 맡습니다. 스콧 볼튼은 "주노캠은 이른바 공공 카메라"라며 주노캠을 통해 촬영한 사진은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주과학은 몇몇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아무추어 천문학자와 과학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정 데이터를 개방해 이를 여러 명의 사람들이 함께 연구해 모으면 보다 실체적 접근이 가능합니다. 우주과학에서는 이 처럼 공공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주노는 목성궤도를 공전하면서 5000㎞ 상공에서 다양한 데이터와 이미지를 수집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노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브라운(Diane Brown) 나사 박사는 "주노캠은 목성의 여러 가지 데이터를 수집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목성의 북극과 남극에 대한 데이터와 사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주노의 눈을 통해 직접 체험 가능=이런 가운데 최근 나사가 특별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나사는 최근 주노와 관련된 앱을 내놓았습니다. 나사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앱을 PC나 맥에 설치하면 '주노의 눈'으로 목성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주노 탐사선이 목성 궤도에 들어갈 때 어떤 궤도로 목성에 도착하는지, 그때 목성은 어떻게 다가오는 지 등을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치 주노 탐사선에 가만히 앉아 '주노의 눈'으로 목성을 지켜볼 수 있는 셈이죠. 일종의 가상현실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인류의 우주탐험은 앞으로 더욱 입체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1950~1980년대까지 우주개발은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 체제에서 비롯됐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급변했습니다. 한 나라의 전유물이 아닌 우주개발만큼은 각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곳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우주탐험은 앞으로 특정 나라를 떠나 전 지구촌이 함께 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NASA 우주개발, 아랍에미리트 손잡는다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손잡고 우주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아랍에미리트 우주기구(UAE Space Agency )의 칼리파 알 로마이티(Khalifa Al Romaithi) 의장은 12일(현지 시간) 아부다비에서 나사의 찰스 볼든 국장과 우주항공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서에 사인을 했다. 두 기관은 앞으로 항공 연구를 비롯해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주 개발 등에 함께 나선다.
볼든 국장은 "나사는 화성에 인류를 보내기 위해 현재 여러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 UAE 우주기구와 협력함으로써 이 같은 작업에 속도가 날 것이고 나아가 우주개발에 대한 평화적 연구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관의 이번 협력에는 우주과학, 지구과학, 항공, 교육, 기술 등 모든 사항을 포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앞으로 우주관측 장비 개발은 물론 우주선과 우주연구플랫폼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알 로마이티 의장은 "UAE는 그동안 미국과 경제적, 문화적, 외교적으로 깊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평화적 목적을 위해 양 기관이 우주개발에 대한 협력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양 기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이 강하다. 나사로서는 UAE를 통해 정체돼 있는 연구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다. UAE는 나사의 앞선 기술을 통해 우주개발에 대한 추진력을 얻게 된다.
한편 아랍에미리트는 2020년에 화성 궤도를 공전하면서 대기권과 물의 흔적 등을 탐사하는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탐사선의 이름은 '호프(Hope)'로 정했다. '호프'에는 분광기는 물론 적외선, 자외선 장치를 갖췄다.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정밀 촬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화성 대기권의 먼지 등 입체적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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