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중국펀드와 함께 대표적인 '쪽박' 상품이었던 베트남펀드가 올 들어 승승장구하면서 오명을 벗고 있다.
15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베트남펀드는 최근 3개월간 평균 5.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베트남펀드 16개 중 11개가 올해 2월 이후에 출시됐는데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이 해외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2.26%)의 2배를 웃돈다.
유리자산운용의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주식]_C/C-F'는 같은 기간 8.68%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성과가 좋았다. 다양한 운용사의 베트남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종합자산관리계자(랩 어카운트)인 한국투자증권 '신짜오베트남펀드랩'은 지난 9월 출시후 지금까지 누적 8.8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출시됐던 베트남펀드도 불명예를 씻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006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에 처음 내놓은 베트남펀드는 투자자에게 인기몰이를 하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수익률이 급락,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베트남 투자 상품을 새로 내놓으면서 베트남 투자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3개월간 베트남펀드에는 733억원이 몰렸다.
최근 베트남 증시인 VN지수 상승이 베트남펀드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 VN지수는 지난 14일 기준 625.43을 기록해 연초후 8.88% 상승했다. 실물지표와 기업실적 호조, 배당 증가, 대외 여건 개선에 힘입어 대형주가 크게 올랐다. 해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도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올해 1~5월 외국인직접투자(FDI) 등록액은 7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6% 증가했고, 이행액은 58억달러로 117% 늘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베트남 증시는 정책기대 강화, FDI 유입 확대 등에 힘입어 2009년 이후 고점이었던 640대를 상향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며 "베트남 경제의 장기 성장 추세와 증시 제도 개선 등으로 올해 하반기 베트남 증시는 다시 장기 상승 추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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