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인턴기자] 미국 '올랜도 참사'의 테러범이 남성 동성애자(게이)를 위한 만남 애플리케이션(앱)과 클럽을 이용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군 출신인 케빈 웨스트(37)는 1년 전쯤 게이들을 위한 만남 앱을 통해 올랜도 총격 사건의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을 만났다.
웨스트는 앱을 통해 마틴과 연락을 주고 받았지만 이후 연락이 끊어졌다. 3개월 전 다시 연락이 닿았을 때 마틴은 곧 올랜도에 있을 것이며 만나서 술 한잔 하자고 말했다고 웨스트는 설명했다.
그는 총격 사건의 발생 장소인 게이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마틴을 수차례 본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LA타임스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기 한 시간 전인 12일 새벽 1시께 마틴이 펄스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도 했다.
코드 세데노(23)도 마틴이 펄스 바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마틴을 1년 전에 만남 앱을 통해 만났다. 세데노는 "그가 앱에서 얼굴을 공개했기 때문에 알아보기 너무 쉬웠다"고 강조했다.
인디언 리버 지역대학(커뮤니티 칼리지)의 친구였던 한 남성은 지역 신문 팜비치포스트에 마틴과 "몇몇 게이 바를 함께 갔다"며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을 뿐 그를 게이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마틴의 전 아내 시토라 유수피는 CNN머니의 인터뷰에서 '마틴이 게이냐'는 물음에 몇 초간 침묵을 유지한 뒤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마틴이 게이 앱과 클럽을 이용했다는 목격담 등이 잇따르고 있지만 그가 게이인지, 이것이 이번 범행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마틴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가 게이면 왜 그런 짓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WP는 마틴이 이전에도 클럽을 찾았고 게이 만남 앱을 사용했다는 점은 올랜도 총격 사건에서 다른 차원의 접근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인 마틴은 총격 직전 911에 전화를 걸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했다. 그는 또 IS 동조 의심자로 분류돼 FBI의 조사를 받은 바도 있다.
IS를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일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마틴이 게이에 대한 반감을 표출한 적이 있다는 가족의 발언에 동성애 혐오 범죄로 사건을 규정하는 분석도 있었다.
한편, 마틴이 현장에서 사살됨에 따라 그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통해 연계 세력, 배후, 범행 동기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손현진 인턴기자 free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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