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미국 루이지애나 주 등 해외 일정 줄줄이
출장 후 귀국 예정이나, 일본으로 직행할 가능성 농후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귀국일정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신 회장은 해외 출장 중으로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출장을 마치고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향할 것이라는 예측만 나오고 있다. 이달 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표 대결이 예고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1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당초 계획대로 출장일정을 진행한다. 신 회장은 현재 국제스키연맹 총회 참석차 멕시코 칸쿤 지역에 머물고 있으며, 14일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진행되는 에탄크래커 공장의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에탄크래커 공장은 롯데그룹이 미국 석유화학업체 액시올사와 손잡고 건설한 공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장 기공식은 이번에 무산된 액시올사 인수와는 별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신 회장이 참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기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16일쯤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검찰 수사 확대로 일본으로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정대로 귀국하게 되면 검찰 수사에 협조해야 하는데, 자칫 이달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지난 임시주총에 이어 정기주총에서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재상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일 롯데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표 대결이 재연될 상황인 것. 지난번 임시주총에서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들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검찰 수사라는 돌발변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2003년 대선 불법 자금 수사 당시 검찰에 불응했던 전례를 들며 신 회장이 오랜기간 귀국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 회장은 2003년 대선 불법 자금 의혹 수사 당시,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며 10개월 가량 일본에 체류한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일정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는 16일 기공식에 참석하는 등 예정대로 출장계획이 진행될 것이라는 것만 정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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