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포토리포트]김인섭 코치

김인섭 코치[사진=김현민 기자]

삼성생명 레슬링단의 김인섭(43)코치에게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했을 때 손가락과 갈비뼈를 다쳐 은메달에 머무른 아픔이 있다. 16년이 지난 지금 그는 제자들을 통해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김 코치는 지난 8일 그레코로만형 75㎏급 김현우(28·삼성생명)를 포함해 66㎏급 류한수(28·삼성생명), 59㎏급 이정백(30·삼성생명) 등 소속 선수들을 이끌고 강원도 양구군 양구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 나갔다.

김현우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이변 없이 출전권을 따냈고, 류한수는 '베테랑' 정지현(33·울산남구청)과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이겨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마지막 주자는 이정백이었다. 지난 1차 선발전에서 김승학(23·성신양회)에게 우승을 내준 이정백은 2차 선발전에서 김승학에게 승리를 거뒀고 승부를 최종전으로 끌고 갔다.

김 코치는 "하늘이 무너져도 브라질을 가야 된다"고 이정백을 독려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류한수도 "같이 올림픽 가자"고 소리치며 응원했다.

경기 종료 25초 전 이정백은 6-5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었다. 그는 3초를 남기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정백이 태클에 이어 안아 던지기로 김승학을 넘어뜨렸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최종점수 10-5. 이정백은 김 코치에게 달려와 격하게 안겼다.

김 코치는 "사연도 많고, 실력에 비해 빛을 보지 못했던 제자"라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며 감격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