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현영 인턴기자] '수락산 살인 사건' 피의자 김학봉(61)이 현장검증에서 범행을 재연했다. 유족들과 시민들은 김씨를 지탄하며 울부짖었다.
3일 오전 8시30분쯤 사건의 피의자 김학봉이 현장검증을 위해 도봉경찰서를 나섰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 김씨가 범행 현장에 나타나자 유족과 시민들은 그를 향해 고성을 질렀다. 현장에는 유족 외에도 주민과 등산객 30여명과 취재진들이 몰렸다.
피해자 A(64·여)씨의 남편은 "사형을 시켜야 한다"며 "또 나오게 되면 다른 살인을 하게 될 것"이라고 고성을 지르며 분노했다. 이어 "우리 아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면서 "누군가 피해를 입기 전에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울먹였다. 현장 한편에선 A씨의 딸들이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
김씨가 현장검증을 시작하기 직전 남편은 인근에 있던 길이 약 30cm의 나뭇가지를 뽑아 달려들려고 했다. 또 일부 유족과 시민들이 김씨에게 다가가려고 하면서 경찰과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남편은 경찰의 제지를 받으면서 "(김씨가)우리 아내를 잔인하게 찔렀다"며 "그 여자가 무슨 힘이 있고 죄를 졌다고 그러느냐"고 울부짖었다.
유족들은 "한 가정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오열했고, 한 주민은 "사형을 시켜야 마땅하다"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오전 10시부터 약 30분간 비공개로 유족과 주민, 취재진의 진입을 통제한 뒤 김씨의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모든 혐의 부분에 대해 자기가 진술한 대로 재현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9일 오전5시20분께 김씨는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등산객 A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해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 행적과 현장검증 내용을 바탕으로 보강 수사를 마친 뒤 8일께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강현영 인턴기자 youngq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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