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현대상선이 '채무 재조정'이라는 일촉즉발의 고비를 넘기면서 '해운동맹 가입'에 한발 더 다가섰다. 당초 현대상선의 동맹 가입에 부정적이었던 글로벌 해운 업계의 분위기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해운동맹 정례 회의에서는 그같은 기류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가 2일차에 접어든 가운데 1743억원 규모의 채무재조정 안건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상선은 5월31일 열린 6300억원 공모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권액의 5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2년간 상환을 유예한 뒤 3년간 분할 상환하는 채무조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이틀에 걸친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전체 공모사채 8043억원에 대한 채무 조정은 무사히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채무 조정에 성공한 현대상선의 당면 과제는 글로벌 해운동맹 재가입이다. 현대상선은 내일 서울에서 열리는 G6 해운동맹 회원사 정례회의에 참석해 '디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G6 해운동맹은 내년 3월까지 유지되다가 이후에는 디얼라이언스라는 이름의 동맹으로 개편되는데, 앞서 확정된 디얼라이언스 출범 리스트에서는 현대상선이 포함되지 않았다.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G6 회의는 각사 실무진들이 참석해 하반기 운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현대상선의 동맹 가입 여부는 공식 주제가 아니다"면서 "하지만 현대상선이 가입 요건을 충족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회원사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디얼라이언스 회원사인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MOL과 NYK, 대만 양밍 등은 현대상선의 참여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진해운과 일본 K라인만 찬성하면 현대상선은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게 된다. 오는 9월 디얼라이언스 출범 전까지 현대상선이 해운동맹에 가입하면 내년 4월부터 아시아∼유럽 등 동서항로를 주력으로 공동 운항에 나서게 된다.
한편, 현대상선 회생의 가장 중요한 열쇠인 용선료 협상은 마무리단계에 들어간 상태로, 늦어도 내주 중에는 결론이 날 전망이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일부 선주들로부터 회신을 받고 인하폭을 포함한 용선료 협상 최종안에 대해 산업은행과의 합의를 끝내면 사실상 경영정상화에 큰 걸음을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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