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소낭골 드릴십 2기 인도로 6월말 1조 유동성 확보
1조 대금 한꺼번에 들어오는 건 창사이래 처음
구조조정 한창인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 될 것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대우조선해양이 이달 중 해양플랜트 2기를 인도하면서 1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재무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1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아프리카 앙골라 국경석유회사 소낭골와 계약한 드릴십 해양플랜트 2기를 6월 말 인도하기로 확정했다. 12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수주금액 한화 1조3297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해비테일(인도시 선박대금의 대부분을 받는 것) 방식으로 계약했다. 수주 당시 선수금 20%(2660억원)를 받았고 나머지 80%(1조637억원)는 이번에 거둬들이는 것이다.
1조원 이상의 대금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것은 대우조선해양 창사 이래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드릴십 2척은 지난 12월 인도될 예정이었지만 우리도 건조를 덜 끝낸 상황이었고, 선주도 저유가로 인해 연기를 요청해 한차례 미뤄졌다"며 "소낭골과 6월 말 인도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앙골라 유전 지역으로 보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성립 대표도 최근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소낭골 드릴십 이번달 인도를 재차 강조한 바 있다.
1조원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상환, 임직원 임금 지급, 건조 자재 구입, 협력업체 납품 대금 지급 등 급한 불을 끄는데 쓰일 수 있다. 회사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여 현재 진행 중인 자구 계획과 생산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된다. 다만 올해 2분기 매출이나 영업이익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건조 기간 동안 매 분기마다 진행률에 따라 재무제표에 반영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소폭이지만 흑자를 낸 것도 특징이다. 드릴십은 원유 시추를 위해 심해를 뚫는 역할을 하는 해양플랜트다. 기본설계 능력이 부족해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한 다른 해양플랜트와 달리 드릴십은 선박 형태로 만들어진다. 국내 조선사들이 드릴십 기본설계 기술을 갖추고 있어 적자를 면할 수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말 미주 지역 선주와 계약한 또 다른 드릴십 1기도 인도한다. 계약금액 기준 5630억원 규모다.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했지만 선주가 대우조선해양 자금 사정을 헤아려 대부분 선지급했다. 지난달 31일 인도 계획이었지만 이것도 한차례 미뤄졌다. 6월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인도해야 하는 해양플랜트는 총 7기, 계약가 기준으로 60억 달러 규모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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