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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사람을 살리는 인명구조견…후각 능력 1만배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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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구조견 국내 27마리…유학파에 복제파까지

[이슈추적]사람을 살리는 인명구조견…후각 능력 1만배 뛰어나 ▲인명구조견(제공=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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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지난달 26일 오전 5시38분.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은 온 산을 쥐 잡듯이 뒤지기 시작했다. 집 주변 어딘가에서 자취를 감춘 실종자를 찾아야 했다. 8시간 동안 온 마을을 헤집고 다녔지만 성과는 없는 상태. 그 순간 경북소방본부 특수구조단 소속 '세력(독일산 셰퍼드·2006년생)'이 짖기 시작했다. 세력이는 '핸들러(특수목적견을 훈련시키는 사람)'를 이끌고 마을 뒷산 대나무 숲에서 걸음을 멈췄다. 세력이의 코끝엔 실종자였던 실신 직전 상태의 60대 남성이 있었다. 실종자가 생존자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세력이의 핸들러 권재덕 지방소방장은 '조금만 늦었더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렇게 실종자를 찾은 세력이는 한달 후인 30일 은퇴식을 갖고 김천에 있는 한 가정의 품에 안겼다.

사람을 구하는 개들이 있다. 인명구조견들이다. 31일 국민안전처 중앙119구조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명구조견은 총 27마리다. 독일산 세퍼트가 10마리로 가장 많고 리트리버 6마리, 밸지움 마리노이즈 6마리 등이다. 시각장애인 도우미견으로 잘 알려진 골든리트리버도 2마리 있다. 인명구조견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이슈추적]사람을 살리는 인명구조견…후각 능력 1만배 뛰어나 인명구조견의 하루일과

◆일반견 10마리 중 8마리는 탈락= 구조견은 119구조대원 못지않은 선발 과정과 훈련을 거친다. 5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항목은 수색능력(30점), 소유욕(25점), 사회성(20점), 활동성(15점), 적응력(10점) 등이다. 의욕적으로 빠르게 수색하고 보조자 발견 후 지속적으로 짖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핸들러의 도움 없이도 자신감 있게 이동하고 위축되지 않고 친화력이 좋아야 한다. 종합점수 70점 이상, 각 항목별 점수 70%를 넘어야 합격이다. 그러나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훈련 도중 공격성이 표출되거나 총소리를 듣고 회복하는 속도가 늦으면 실격 처리된다. 일반견 10마리 중 2~3마리 정도만 합격한다고 한다.


구조견은 하루 3시간정도 훈련을 받는다. 나머지 시간엔 비상 대기다. 따로 잠자는 시간 없이 훈련 외 대기 시간이 휴식 시간이다. 구조견은 가까운 거리에서부터 사람을 발견하게 하고 그때 짖으면 보상으로 공을 주는 방식으로 훈련받는다. 그 다음부터 거리를 점점 넓혀가며 같은 훈련을 반복한다. 이 외에도 장애물·복종·환경적응 훈련을 이수한다. 구조견은 핸들러와 호흡도 중요하다. 핸들러가 바뀌는 경우에도 이탈하지 않고 명령을 잘 따라야 한다. 구조견은 핸들러와 함께 24시간 철야근무다.


◆뛰어난 후각, 탐색 능력 30명과 맞먹어= 일반적으로 개는 사람보다 후각이 100배 정도 더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조견의 경우 1000~1만배 정도 더 좋다. 사람의 냄새를 500m~1㎞까지 감지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구조견은 이처럼 뛰어난 후각 덕분에 사람 20~30명의 몫을 해낸다. 이민균 국가인명구조견센터 주무관은 "30명이 일렬로 늘어선 것과 같은 형태로 산에서 수색 작업을 벌인다고 가정하면 한 번에 약 300m 정도를 수색할 수 있는데 인명구조견은 한 마리가 단독으로 그 정도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견이 사람을 찾을 때는 실종 지역의 환경적 특성을 파악한 다음 사람의 냄새를 인식하면서 진행한다. 사고 현장에선 어디에 사람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왔다갔다하면서 탐색을 벌인다. 탐지견과 달리 특정 냄새를 맡고 이동하지는 않고 전방위적으로 냄새를 맡아 때로는 산에서 등산객을 실종자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구조견이 파견되면 그 곳에 있는 일반인들을 철수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슈추적]사람을 살리는 인명구조견…후각 능력 1만배 뛰어나 ▲인명구조견 두수


◆우수 구조견, 유학 가고 복제되기도= 식사는 하루에 한 끼다. 한 끼만 먹는 까닭은 밥을 먹고 출동하면 목적성이 떨어지고 소화를 시키느라 체력을 소모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대신 사료는 일반견의 것보다 고열량이며 영양소가 더 풍부하다. 평균 500~700g 정도를 먹는다. 출동을 다녀 온 다음이면 핸들러들의 판단 아래 단백질이 많이 포함된 캔 사료를 받기도 한다.


소방당국은 올해 해외 수색견 양성 전문기관에 핸들러와 구조견을 파견할 계획이다. 국내엔 시신이나 실종자를 찾아내는 수색견 훈련 프로그램과 시설이 없어 자체 교육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구조견의 경우 사체 냄새를 잘 맞지 못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번 파견은 중앙119구조본부 인명구조견센터의 기본 훈련을 통과했거나 인명구조견 자격을 취득한 개 가운데 뽑을 예정이다. 현재 중앙119구조본부는 미국 연방재난관리국, 오스트리아 국제인명구조견협회와 교류를 하며 정보와 기술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우수한 자질을 인정받은 구조견은 복제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황우석 박사의 복제견 '나라'와 '다솔'이가 세계 최초로 구조견 시험에 합격해 공식 인명구조견이 됐다. 2013년 2월생 스프링어 스패니얼 수컷 다솔은 경기소방본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명구조견 '수안'으로부터, 셰퍼드 수컷 나라는 경비견으로부터 복제됐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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