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류현진(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여전히 어깨가 아프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마이너리그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다.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 오클라호마 시티 소속으로 샌프란시스코 산하 새크라멘토 리버 캣츠를 상대하는 올 시즌 네 번째 재활경기를 준비했다. 5이닝 동안 80구를 던지는 등 구체적인 계획도 잡았다. 그러나 경기를 하루 앞두고 등판을 취소했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의 버스터 올니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류현진이 최근 등판 뒤 (어깨에) 근육통을 호소해 예정된 등판 일정을 연기했다"고 적었다.
류현진은 지난 26일 캘리포니아 주 프레즈노 척챈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트리플A 구단 프레즈노 그리즐리스를 상대로 4이닝 동안 공 쉰다섯 개를 던졌다. 현지에서는 이 경기 이후 어깨에 무리가 왔다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앤디 매컬루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2년 만에 90마일(시속 145㎞)까지 던진 탓에 어깨에 근육통이 왔다"고 썼다.
류현진이 몸에 이상이 생겨 재활 훈련을 취소하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지난 3월 3일 스프링캠프 때 예정된 불펜 피칭 단계에서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훈련을 미뤘고, 지난달 17일에는 사타구니 통증으로 등판을 연기했다. 5월 말~6월초를 목표로 했던 메이저리그 복귀 시점도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다저스 구단 소식을 다루는 '인사이드 다저스'는 당초 "류현진이 31일과 6월 5일 두 차례 더 마이너리그에서 재활경기를 하고 큰 이상이 없으면 6월 11~13일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빅리그 복귀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44)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 과정에)작은 차질이 생겼다. 어깨가 어떤 느낌인지 파악하면서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현지에서도 류현진이 오랜만에 실전투구를 하면서 자주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움직여 일시적인 통증이 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관절와순 파열로 지난해 5월 22일 수술한 왼쪽 어깨에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활의학 전문의 A씨는 "와순은 연골의 일종으로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 붙이거나 찢어진 부분을 봉합하면 쉽게 복원할 수 있다. 수술 이후 통증도 거의 없고, 일상 생활에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A씨는 와순보다 회전근개(Rotator cuff)로 불리는 어깨를 둘러싼 인대의 손상을 우려했다. 회전근개는 극상근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등 어깨 관절의 회전과 안정성을 돕는 네 가지 근육을 가리킨다. A씨는 "어깨를 자주 사용하면서 인대가 파열되고 이 때문에 관절와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혹은 관절와순이 파열되면서 인대를 같이 다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대가 손상되면 재활 기간이 훨씬 길고 통증도 자주 느낀다. 치료를 하더라도 일상생활은 문제가 없으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이전과 같은 구속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류현진의 전성기 직구 최고 속도는 시속 153㎞에 이르렀다.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이 수술 계획을 알리면서 "관절와순 외 회전근개 파열 등 다른 어깨질환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재활이 길어지고 메이저리그 복귀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팬들도 몸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다음 등판 일정도 확실하지 않다. '코리안 몬스터'는 위력을 찾을 수 있을까.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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