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이 심판 매수 의혹과 관련해 책임을 질 의사가 있다고 했다. 사퇴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부산지검은 지난 23일 전북 스카우터 차모씨로부터 경기 때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심판 A씨(41)와 B씨(36)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두 세 차례에 걸쳐 경기당 100만원씩 총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도 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의혹은 남았다. 전북은 이번 사태를 차씨가 단독으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스카우터의 직무를 정지하고 조사 결과를 보고 추가 조치도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 확실한 해명은 되지 못했다. 많은 축구팬들은 여전히 전북이 개입됐는지에 궁금하다.
전북은 24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홈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이 참석했다. 둘은 모두 이번 문제에 대해 "내게 책임이 있다"고 했다.
최강희 감독은 "팀을 맡고 있는 감독으로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막중하게 느끼고 있고 내가 한 팀에 10년 이상 있으면서 구단이나 팬들과의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팀을 운영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되고 나 역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적인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구단도 피해자고 팬들도 많은 상처를 입었다"면서 "구단보다는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 스카우터도 분명히 코치진 일원이고 내가 팀을 맡고 있는 중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감독이 책임을 져야 되고 조사 결과에 대한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철근 단장 역시 "그동안 경황이 없었다. 사과문을 긴급하게 작성하다보니 여러가지로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전북 현대를 사랑하고 K리그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 사실 구단 책임과 관련해서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할 것이다. 준비를 할 것이다. 내가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 한 가정에서 자녀 때문에 부모가 책임을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검찰 수사에 대해 구단의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상황에 따라서 사퇴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