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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 주가 과연 적정할까…"조정 가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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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거래일만에 공모가 대비 256% 급등…모회사 시총도 넘어
외인·기관 매도세, 개인투자자 폭탄돌리기 우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2014년 8월 '허니버터칩'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그 맛에 매료돼 이성을 잃었다. 상점에 과자가 보이지 않자 중고사이트에서 1만원이 넘는 가격을 주고 사먹는가 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판매되는 상점을 찾아 온 시내를 누비기도 했다. 오죽하면 '대란'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까.


17일 주식시장에서도 허니버터칩 열풍은 '현재진행형(ing)'이다. 지난 11일 상장한 해태제과식품의 주가가 불과 4거래일만에 공모가(1만5100원) 대비 256.3% 폭등한 5만3800원까지 치솟았다. 상장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가격이 폭등했음에도 투자자들은 전날 더 높은 가격을 주겠다며 주가를 계속 끌어올렸다. 이에 시가총액은 어느새 1조원을 돌파해 모회사인 크라운제과(7294억원)를 앞섰다.

그런데 해태제과의 현 주가는 과연 이성적일까. 주가는 미래가치에 대한 현재의 반영으로 보통 6~12개월 앞선다. 이를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주가수익비율(PER)이 쓰이는데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값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올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264억원이다. 이를 전날 시총(1조335억원)으로 나누면 올해 해태제과의 예상 PER는 39.1배다. 현 주가는 한 해 벌어들이는 1주당 순이익의 39.1배라는 뜻이다.

이는 같은 업종(음식료품) 평균 PER 31.1배보다 높다. 경쟁업체인 과자업계 매출 2위 오리온(26.2배)과 음식료품 업종 대장주 롯데제과(34.7배)의 올해 예상 PER와 비교해도 상당히 고평가된 셈이다. 만약 앞으로 보통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전환상환우선주(RCPS) 990만주까지 합치면 해태제과의 올해 예상 PER는 59.3배로 늘어난다. 1500원짜리 허니버터칩이 한 중고사이트에서 1만5000원에 거래된적이 있는데 이 가격마저 주식시장에서는 우습게 느껴지는 이유다.


외국인과 기관은 해태제과 주식을 연일 내다 파는데 개인투자자만 매수에 나서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지난 11일 이후 외국인(-182억원)과 기관(-211억원)은 각각 해태제과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개인은 63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해태제과의 주가 급등과 관련해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폭탄돌리기라는 우려도 나온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4.2% 줄어든 53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도 걸림돌이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단기간에 3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에 고평가 부담에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해태제과의 실적과 더불어 모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도 33% 줄어드는 등 좋지 않았고 2분기에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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