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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의 덫]조선업, 저유가에 수주 '제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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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조선업계는 올 1분기 실적 쇼크에서는 벗어났지만 '수주 가뭄'이라는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저유가가 지속되며 해양플랜트 추가 인도지연과 취소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5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이 3척, 대우조선해양이 2척으로 삼성중공업은 아직까지도 수주 소식이 없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해외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의 수주를 이관받은 것이어서 사실상 실제 수주실적은 3척에 그친다. 이는 평년의 20분의 1 수준이다.

[공급과잉의 덫]조선업, 저유가에 수주 '제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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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가 수주 절벽을 맞은 것은 저유가의 영향이 크다. 100달러선을 웃돌던 국제유가가 2014년 4분기 30달러선으로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기를 급속도로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2012~2013년 고유가를 타개하기 위해 대거 발주된 해양플랜트는 인도시기가 지연되거나 아예 발주를 취소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고유가 시절 유류비 절감 차원에서 발주가 늘어났던 대형 컨테이너선 역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후 조선 빅3의 수주실적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14년 149억 달러를 수주했지만 지난해 45억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현대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162억 달러에서 126억 달러로 수주가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은 73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늘었지만 올해는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다.


문제는 내년까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전문가는 "물동량이 없어 만들어놓은 배만으로도 충분한 상황"이라며 "수년간 발주가 이뤄져 발주량 자체가 줄어든데다 불투명한 해운 시황으로 선주사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발주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수주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 추가 피해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건조 초기 단계인 설비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부분 충당금으로 반영했지만 건조 과정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건조를 거의 마무리했다고 하더라도 선주측에서 인도 시점을 일방적으로 미루거나 아예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잠재돼있다.


일감 부족 현상과 해양플랜트 잠재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소 2~4년 간 위기를 견뎌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버티기'라고 표현한다. 조선업계 전문가는 "2018년 현재 수주한 선박이 모두 인도되면 일감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며 "2018년 수주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적으로 잡히는 건 인도가 이뤄지는 2년 뒤쯤"이라고 말했다. 결국 위기를 버티기 위해서는 일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조선 빅3는 구조조정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이날부터 사무직(연구직 포함) 근로자 대상 희망퇴직을 접수받는다. 지난달에는 임원 60여명을 감축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인력감축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까지 직원수를 1만3000명에서 1만명으로, 약 3000명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삼성중공업도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구안 제출을 요청받은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자구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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