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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습기 살균제 피해 확대검토···檢 “단서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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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인정 범위를 그간 초점을 맞춰온 폐질환에서 확대하기로 나서면서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는 2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폐질환 이외의 피해나,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을 원료물질로 쓴 제품과의 인과관계에 대한 전문가 판단이 제시되면 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28일 가습기살균제 조사·판정위원회를 열고 비염·기관지염 등 경증 피해와 폐 이외의 건강 피해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판정에 필요한 인과관계 규명과 피해기준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보건당국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련 판정은 그간 질환의 심각성 등을 감안해 폐질환에 초점을 뒀고, 그 중에서도 폐손상과 인과관계가 소명된 살균제 원료물질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의 수사 역시 PHMG, PGH를 써 제품을 제조·유통한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이하 옥시)·롯데마트·홈플러스·버터플라이이펙트 등에 방점을 두고 진행됐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CMIT, MIT가 직접적인 폐손상의 원인이 된다는 전문가 판단은 확보한 바 없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유해성 판정 기준을 넓히려면 지속적인 관찰 등 추가 연구가 수반되는 만큼 당장 검찰 수사가 타 원료물질을 사용한 제조사로 확대될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이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와 피해자 사망·상해 간 인과관계를 인정한 보건당국 판단은 존중하면서도, 제조·유통사가 인명사고를 위해 고의적으로 제품을 제조했다기보다는 유해성 검증 절차를 소홀히 한 업무상 과실책임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2일 옥시 제품을 실제 제조한 한빛화학 대표 정모씨, 옥시 전 광고담당 직원 2명을 불러 조사한다. 옥시는 자사의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에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여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표기해 판매했다. 검찰은 제조·판매 과정에서 유해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과실이 허위광고로 이어진 것인지 확인할 방침이다.


영국 본사 책임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옥시의 원료물질 대체 시기는 2000년 10월이다. 이전까지는 흡입독성 실험 결과 무해하다고 검증된 독일산 프리벤톨 R80을 썼다. 다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영국 레킷벤키저가 2001년 4월 옥시를 인수한 뒤 같은 해 10월부터야 PHMG 성분 살균제가 판매됐다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후 관계에 따라 제품 개발단계부터 영국 본사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았을 소지가 있다.


그 밖에 소비자 피해 민원을 묵살하거나, 제품 수거 등 대응조치에 미진해 피해를 확산했다는 논란, 2011년 사건공론화 이후 검찰 수사에 이르기까지 증거인멸 등 각종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검찰은 수사팀 출범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제조·유통사 국내 관계자들을 출국금지 조치하며 국외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입국시 통보대상에 올려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옥시 영국 본사에 따로 요청하거나 전달받은 내역은 없다"며 거리를 뒀다. 영국 임직원을 국내로 불러들이거나 조사가 이뤄지려면 보다 결정적인 단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옥시는 사건공론화 5년 만이자, 문제 제품 출시 당시 최고 의사결정권자였던 신현우 전 대표(68)가 조사받고 돌아간 지 닷새만인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아타울라시드 사프달 현 대표가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영국 본사 책임 추궁으로 뻗어가는 검찰 수사나 최근 거세지는 소비자 불매운동을 잠재우려는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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