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노동절 맞아 대규모 집회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기하영 수습기자] 1일 노동절을 맞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쉬운 해고,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공공·금융노조 등 주최 즉 추산 5만명(경찰추산 1만8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5.1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 후 종각, 광교를 거쳐 청계천 한빛광장에 이르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한국노총은 집회에서 쉬운해고, 임금삭감, 성과연봉제 등 무한경쟁을 통한 노동자 죽이기 정부 정책에 맞서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또 5~6월 임단투에서 정부의 양대지침을 무력화 시키고, 인간다운 삶을 영유하기 위한 노동권 쟁취 투쟁을 강력히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업종, 세대를 넘어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모든 조직이 연대와 단결해 나갈 것 등을 결의하기도 했다.
특히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4.13 총선결과는 오만과 독선의 길을 고집한 현 정권과 집권여당에 대한 노동자들의 준엄한 심판이었다”며 “일방적으로 강행 추진했던 노동개악을 중단하고, 사라졌던 경제민주화를 다시 시작해 공평과세 조세개혁, 사회안전망 확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동시간단축을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강행추진하고 있는 공공·금융기관 성과연봉제 대해 “실적 쌓기 경쟁과 조직내부의 줄 세우기만을 가져와 공공성이 파괴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악역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쉬운해고와 취업규칙불이익변경이 전 산업현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성과연봉제 저지투쟁에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노회찬 정의당 당선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임이자 새누리당 당선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등 여·야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초청받아 관심을 끌었다.
노회찬 당선인은 “이번 총선은 반노동자적인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4대 노동악법과 양대 지침을 포기하고 김동만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계 지도자들과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 한국노총 여성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임이자 새누리당 당선자는 “여러분이 초청하지 않았지만 제 뿌리가 여기고 친정이기 때문에 왔다"며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되지 않냐. 호랑이에게 잡혀먹지 않고 할 말 해서 노동자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임 당선자에게 “시끄럽다, 내려와라”고 외치며 반발했다.
이날 유모차를 끌고 집회에 참여한 기업은행 노조원은 “정부가 강제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에 반대해 집회에 참석했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은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곧 쉬운 해고로 가는 지름길”라고 주장했다. NH은행에 다니는 김 모씨 역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성과가 없으면 해고하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며 “요즘 취업하기도 쉽지 않은데 언제 짤릴지 불안해서 다닐 수 있겠냐”며 반문했다.
이날 집회가 있던 시청일대를 지나던 직장인 유모(28)씨는 “노동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 인상을 필요한 것 같다”며 “요즘 물가도 오르고 다 오르는데 최저임금도 당연히 올라야 하지 않나. 주변에 지금 최저임금으로 받은 돈으로 생활이 가능할까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기하영 수습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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