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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편 내편, 고용절벽 허물기]내국인·외국인 근로자 나누다 현장 선 날 샐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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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편 내편 해묵은 고용갈등 벗자⑥]영세 중공기업 공고 내도 내국인은 외면 "누구든 일할 사람 있으면 좋겠다" 하소연


[니편 내편, 고용절벽 허물기]내국인·외국인 근로자 나누다 현장 선 날 샐 판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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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서 근무하는 A(26·여)씨는 출·퇴근 길이 두렵다. 특히 퇴근길, 하나둘 불이 꺼질 무렵이면 공장 문을 나서자마자 괜스레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만약 통근버스를 놓치는 날이면 걱정이 앞선다. 공단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근무하는 지역이다. A씨는 "안산역 주변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무리지어 있는데 그 앞을 지나갈 때 괜히 쭈뼛해진다"며 "가급적 빠른 걸음으로 지나간다"고 말했다.


"우리 또 떨어졌어요."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쿼터제)'를 신청했던 B업체는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사업장 규모가 작고 인원이 얼마 없는 탓에 번번이 쿼터제에서 할당을 받지 못하고 낙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외국인 근로자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어 1년에 외국인 근로자 5만8000명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B업체가 외국인 근로자 채용에 애태우는 까닭은 모집 공고를 해도 현장직에 지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내근직의 경우 100명 정도가 서류 접수를 하지만 정작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은 없다. B업체는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일할 사람만 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한다.

모든 외국인 근로자를 불법 체류자로 간주하거나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는 편견이 여전한 가운데 일부 중소기업과 농가에선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입장에서는 질 낮은 일자리와 편견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고 이들을 쓰려는 중소기업은 채용난에 힘들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를 100명으로 치면 3~4명은 외국인이다. 25일 법무부의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체류 외국인은 185만6656명(2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5156만9536명ㆍ3월 기준)의 3.6%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6년 91만명에서 2007년 100만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4년 180만명을 넘어섰다.


[니편 내편, 고용절벽 허물기]내국인·외국인 근로자 나누다 현장 선 날 샐 판


체류 외국인 중 3분의 1은 일을 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 가장 최근 통계인 2월 기준으로 취업자격 체류 외국인은 61만5131명이다. 대부분은 단순기능인력이다. 취업자격 체류 외국인 중 90%가 단순기능인력(56만5432명)이고 나머지 4만9699명은 전문인력이다. 단순기능인력은 말 그대로 별도의 기술 훈련이 요구되지 않는 일을 하는 근로자로 기계 조작을 맡아 일하거나 단순 노무자로 파악된다.


이런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에 취업하는 방법 중 하나가 쿼터제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쿼터 인원을 발표한다. 쿼터를 받을 수 있는 외국인은 비전문취업(E-9) 비자를 갖고 있어야 한다. 올해는 5만8000명이다. 각 업종별로 5만6000명을 지원해주고 수요가 많은 곳에 2000명을 추가적으로 나눈다. 제조업이 4만2000명으로 가장 많고 농축산업이 6600명, 어업 2600명, 건설업 2500명, 서비스업 100명 등이다.


쿼터제로 묶인 할당 때문에 중소기업과 농ㆍ어업계는 일손 부족을 토로한다. 사실상 외국인 근로자들이 아니면 일 할 사람이 없는데도 쿼터제로 이들을 뽑기 힘들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도 적을 뿐더러 이력서를 보내는 사람도 정작 면접을 보고 나서는 일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며 "청년실업률이 높다고 하는데 그들만의 실업률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히려 일부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더 대우하기도 한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중소기업 C사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를 지었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더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복지 차원이다. 이곳에선 오히려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들이 신입 내국인 근로자들에게 일을 가르쳐준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최대 4년10개월까지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데 이 기간 동안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숙련 근로자가 된 것이다. 1~2년 일하고 힘들다며 그만두는 내국인 근로자들보다 더 나은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있어 쿼터제를 유지하는 이유는 불법 체류 문제 때문이다. 현재 국내 불법 체류 외국인은 20만명이 넘는다. 지난해 국내 불법 체류자 수는 21만4000명(9월 기준)으로 2011년 16만8000명보다 27%나 증가했다. 특히 제주도는 비자 없이도 30일 동안 체류할 수 있는데 이 기간이 지나도 돌아가지 않는 관광객이 늘면서 불법체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무비자 관광객 수는 2011년 15만3000명에서 지난해 63만명으로 4배 정도로 늘었는데 같은 기간 불법체류자는 282명에서 4353명으로 무려 15배나 증가했다.


불법 체류자는 주거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하기가 어렵다. 갈수록 불법 체류자의 범죄도 흉악해지고 있다. 20대 여성을 납치해 무참히 살해한 오원춘과 수원 팔달산 토막 시신 사건의 피의자 박춘봉 모두 불법 체류자였다. 최근 제주도 서귀포에서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여성도 20대 불법 체류자로 밝혀졌다. 불법 체류자들은 강제 추방이 두려워 피해를 입어도 신고하지 못한다.


이런 불법 체류자의 사회적 범죄가 대다수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편견은 물론 쿼터제와 같은 규제를 만드는 데 일조한 측면이 없지 않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불법 체류자 문제로 2007년부터 산업연수제를 폐지하고 쿼터제로 바꾼 것"이라며 "외국인 근로자가 일 할 수 있도록 제한 없이 허용하면 국내 일자리를 침식해 취약계층이나 생계형 일자리로 생활하는 분들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쿼터제가 오히려 불법 체류자를 양산한다고 지적한다. 당장 일손이 급한 중소기업과 농가 등에서 쿼터제를 거치지 않고 외국인 근로자를 불법적으로 고용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야간 근무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업주 입장에서는 고용하고 싶어 한다"면서 "외국인 근로자 신규 쿼터에서 계속 떨어져 고용하고 싶어도 못하는 영세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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