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기형 흡연부스' 설치해 간접흡연 피해 막고 흡연자들 배려...사당역 사거리 금연거리 지정 및 금연벨 설치로 업그레이드된 금연정책 시행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초구(구청장 조은희)가 비흡연자를 위한 간접흡연 피해방지와 갈 곳 없는 흡연자들을 위해 '흡연부스'를 설치한다.
또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금연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금연벨'을 시범 운영한다.
구는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출 · 퇴근자와 환승객 등 유동인구가 많고 간접흡연 피해가 심각한 사당역 2·3번 출구에 개방형 흡연부스를 15일 설치했다.
이번에 설치된 흡연부스는 기존 밀폐형 부스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담배연기와 지저분한 시설 관리 등 불편함을 개선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밀폐형의 경우 흡연자가 자신의 담배연기를 다시 들이마셔 건강을 더욱 해치고 이용하기를 꺼려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
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한 면적만을 점유하도록 옆면과 후면의 벽면을 없애고 2m 높이 칸막이로 간편하게 구분해 담배연기가 정체되지 않도록 개방형으로 설계했다.
또 문을 없애고 불투명창을 만들어 흡연자들이 쾌적하고 쉽게 24시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구는 흡연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지하쳘 사당역 14번 출구와 강남역 9번 출구 앞 두 곳에 금연벨을 설치했다. 담배를 피는 시민을 발견하고 벨을 누르면 금연구역 안내와 흡연금지를 권고하는 방송이 나오며, 30분마다 금연안내 경고음도 들린다.
구는 금연벨 운영으로 간접흡연과 불쾌감 등 피해를 줄이고, 흡연 단속시 저항을 줄여 금연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구가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침과 동시에 이같이 흡연공간을 마련하는 데는 간접흡연 고통을 호소하는 비흡연자들과 금연정책 확대로 갈 곳 없는 흡연자들 둘 다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구에 따르면 2014년과 2015년 밀폐형 흡연실 밖에서 흡연하다 단속된 건수가 각각 680건, 503건으로, 흡연자조차 흡연실 사용을 꺼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휴게공간의 경우 금연구역임에도 버젓이 담배를 피는 시민들과 다툼이 잦고, 구청 단속반에게 적발시 거센 반발로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문제가 발생해왔다.
사당역을 매일 이용하는 직장인 최영호 씨(45)는 “금연구역을 늘리고 단속도 강하게 해 주택가 뒷골목이나 지하철 역 근처에서 필 수 밖에 없었는데 마음 놓고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다”며 흡연부스 설치를 반겼다.
비흡연자인 이정은 씨(29)는 “역을 지날 때마다 담배연기 때문에 불쾌해도 언성이 높아질까봐 제대로 항의도 못했는데 이젠 금연벨만 누르면 대신 경고를 해주니까 편리하고 좋다”고 말했다.
이 외도 구는 흡연부스 설치로 담배꽁초 무단 투기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흡연 구역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흡연자들이 골목이나 건물 뒤로 모여드는 바람에 간접흡연 피해 뿐 아니라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구는 사당역 만남의 광장부터 방배충전소까지 365m 구간을 금연거리로 확대지정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흡연자와 비흡연자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흡연부스와 금연벨 설치 등 뿐 아니라 금연을 위한 가족응원 프로젝트, 금연성공 지원 강화 등 금연정책으로 '담배연기 제로 도시 서초'를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