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유모차 비켜"…실속브랜드 인기
리안 스핀LX 고가브랜드 제치고 1위…반값에 기능성·디자인 우수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국내 유모차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져보고 가격 대비 효율성이 큰 유모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과거 타인의 의 시선을 의식해 무리해서라도 고가 유모차를 사려는 소비행태는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유아박람회에서 에이원의 '리안 유모차'는 총 2억원어치를 팔렸다. 유모차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달 현대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리안 스핀 LX'는 방송한 지 40분 만에 3억원어치 팔렸다.
에이원의 대표 상품인 '스핀LX' 가격은 69만8000원으로 노르웨이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익스플로리' 대비 절반도 안된다. 소비자 사이에서 스핀LX는 뛰어난 기능성을 바탕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원터치 양대면과 요람기능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기 편리하다. 양대면은 엄마와 아이가 마주 보게 유모차를 전환할 수 있는 디럭스 유모차의 대표 기능이다. 하지만 대다수 유모차는 엄마가 시트를 유모차 차체에서 분리한 후에 다시 결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스핀 유모차는 시트를 분리하지 않고 한손으로 마주볼 수 있도록 돌릴 수 있다. 고가 유모차에서는 별도 액세서리로 판매하는 요람형 유모차 모드도 시트를 변환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스핀LX의 누적 판매 수량은 5만대다.
박람회에서 이탈리아 유모차 브랜드 잉글레시나 유모차는 1억5000만원어치 팔렸다. 스토케는 전년보다 50% 줄어든 1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소영 유모차'로 불리던 오르빗은 박람회에서 3000만원대 매출에 머물렀다. 스핀LX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핀LX뿐만 아니라 쁘레베베의 페도라와 YKBnC의 퀴니도 각각 1억원, 2억원어치 팔리면서 유모차 시장 트렌드를 반영했다.
박람회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도 고가 유모차의 인기는 시들하다. 백화점에서 지난해 스토케 판매량은 전년보다 2~3% 늘었다. 2014년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수치다. 스토케는 2014년 국내 매출액이 100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해외 고가브랜드만 고집하지 않는 건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실속형 소비를 하려는 데다 국내 브랜드의 디자인과 제품력도 수입브랜드보다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브랜드의 유모차 가격은 평균 150만원이 넘는다. 국내산 제품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국내 브랜드 제품이 디자인 부문에서 수입브랜드에 다소 떨어져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지만, 최근 디자인을 강화해 세련미가 더해졌다.
유아동용품 업체 관계자는 "필요한 기능에 비용을 내려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엄마가 늘고 있다"며 "스토케가 렌털사업을 시작한 것처럼 고급 유아용품 시장도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