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의무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 결국 백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에 합의하고 모든 소송을 취하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5일 삼성물산과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에 관한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엘리엇은 합병전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했다. 주식 대신 현물배당과 중간배당을 요구하는 주주제안과 주주총회 결의금지와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법적 공세를 펼쳤다.
합병이 끝난 이후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가 5만7234원이 낮다며 법원에 가격 조정신청을 냈다.
1심에선 삼성물산이 승소했다. 엘리엇은 즉각 항고했지만 최근 삼성물산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에 합의한 뒤 23일 관련 소송을 전부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엘리엇은 지난해 삼성물산 지분 매입 과정에서 공시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이같은 압박감을 못이기고 백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물산은 주주 일성신약이 지난달 29일 삼성물산을 상대로 합병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소송은 일성신약 윤석근 대표를 포함한 일성신약 일가 4명이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성신약은 구 삼성물산 지분 2.11%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 가결 이후 보유한 주식 전량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지만 엘리엇과 마찬가지로 삼성물산이 제시한 매수청구가를 거부하고 가격 조정 신청을 낸 바 있다.
법원이 1심에서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주자 일성신약은 즉각 항고했다. 여기에 더해 합병 무효 소송도 제기한 상황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합병이 진행됐고 주식매수청구가 역시 법에 의거해 산정됐다"면서 "면밀하게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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