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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사 인기 시들…불황에 줄줄이 은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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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사 시험, 2007년 5877명→2016년 1388명
업계 사업영역 적극 확대…연기금 용역 경쟁 치열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고액연봉 전문자격으로 통하던 감정평가사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수십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했으나 최근에는 경쟁률이 한자리 수로 뚝 떨어졌다. 일감이 줄어드는 추세 속에 민간 임대주택의 분양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고무줄 감정평가' 논란으로 사회적 인식이 악화된 것도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감정평가사 시험에 접수한 인원은 1388명으로, 이 중 1106명이 1차 시험을 치렀다. 9년 전인 2007년과 비교하면 4분의1토막에 불과하다. 이때 감정평가사 자격시험을 보기 위해 5877명이 몰렸다. 합격자 수도 줄었다. 2013년 200명을 넘어섰으나 지난해에는 162명으로 줄었다.


감정평가사 자격시험 응시 인원이 줄고 있는 건 변호사와 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커져서다. 올해부터는 1차 시험 일정이 종전보다 3개월 이상 앞당겨지고 부동산학개론 과목이 추가되기도 했다. 합격자도 150명 정도로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예전처럼 많지 않고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위축된 데다 공시 업무 등에 대한 보수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라며 "민간 임대주택인 '한남더힐' 분양전환 사태 등으로 신뢰도도 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남더힐 분양과정에서는 세입자와 시행자측 감정평가업체간 감정평가액이 최대 3.3㎡당 5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면서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결국 한국감정원이 나서 적정 가격을 제시했지만 아직도 분양가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입주민과 시행사간 송사가 진행되고 있다.


감정평가 업계는 이 같은 악조건을 극복하고 감정평가사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주택도시기금의 '대체투자 부동산의 공정가치 평가와 사후관리 기관' 선정 용역에 5개의 감정평가법인이 입찰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선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투자에서 큰 손으로 평가받는 연기금 운용을 통해 컨설팅 업무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감정평가사들은 기존 업체를 떠나 금융권으로 둥지를 옮겨가기도 한다. 금융기관에서 토지와 건물 뿐 아니라 선박 등에 대한 가치 평가를 위해 채용을 늘리고 있어서다. KEB하나은행에 소속된 감정평가사 수는 최근 3년 새 2배 증가, 16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5명, 6명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건물이나 토지 등에 대한 담보 평가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외부기관에 위탁하는 것보다 내부에서 처리하는 게 비용 등에서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보물 가치를 평가하는 전문가가 필요한 금융기관과 관련 경력이 필요한 감정평가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라고 덧붙였다.


한 감정평가사는 "젊은 감정평가사들을 중심으로 금융권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감정평가법인보다 보수는 적지만 관련 경력을 풍부하게 쌓을 수 있는 장점을 크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평가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감정평가사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건 좋은 현상"이라며 "법인들도 기존 업무형태에서 벗어나 특화된 업무분야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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