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우리은행이 올해 자산관리(WM) 분야를 핵심 성장분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인력과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계좌이동제 서비스 확대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으로 자산관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이자수익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맞물린 결과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6일부터 본격화되는 3단계 계좌이동제의 본격시행을 앞두고 총 626개 지점에 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PB(프라이빗뱅커) 54명과 일반 PB고객을 전담하는 FA(파이낸셜 어드바이저) 581명을 배치했다.
프라이빗뱅킹(PB) 자산관리서비스의 문턱도 낮췄다. 기존 월 수신평잔이 1억원 이상인 고객에 대해 제공하던 PB 자산관리서비스를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개인고객에게도 제공키로 한 것이다. 이들 고객을 '준자산가고객'으로 구분하고, 영업점 예금팀장을 '준자산관리전문가'로 지정 배치키로 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전국 영업점 800여명의 예금팀장을 대상으로 시황분석, 세무상담, 자산포트폴리오 설계 등 자산관리를 위해 맞춤형 연수를 실시하기도 했다.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춘 상품 개발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계좌이동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웰리치주거래패키지'를 출시한 바 있다. 이는 급여이체, 자동이체 등록, 신용카드, 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하나로 묶어 고객이 우리은행과 거래를 하면 할수록 수수료 면제, 여신금리 우대 등 고객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 상품인데, 출시 후 138만 계좌가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우리은행은 이번 3단계 계좌이동제에 대비해서도 '우리웰리치주거래패키지' 상품의 금리 인상을 실시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ISA를 대비해 'ISA우대 정기예금'도 내놨다. 이 상품은 1년 만기 정기예금으로, 가입 금액은 개인별 100만원 이상 4000만원 이내이며 총한도 1조원 범위 내 판매된다. 기본금리는 연 1.6%며 ISA 가입 사전 예약도 하고 100만원 이상 가입한 경우 연 0.5%포인트 등 조건에 따라 최대 연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자산관리 분야의 인력 확충과 상품 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계좌이동제, ISA 도입 등의 제도 변화로 은행권 내 충성도 높은 자산가 고객 확보 전쟁이 펼쳐지자 타 은행과는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집토끼(단골 고객)의 이탈은 물론 산토끼(신규 고객)도 잡겠다는 심산에서다. 초저금리의 장기화로 비이자수익을 늘려야한다는 절실함도 실려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계좌이동제의 확대와 ISA 출시에 맞춰 자산관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고객층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자산관리 분야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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