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전략 한계점에 도달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이마트가 최근 가격 경쟁으로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을 노린 이유는 소셜커머스들의 자금 고갈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속보다 덩치를 키우는 데 우선했던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전략이 한계점에 도달한 것을 보고 본격적인 가격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3일 '이마트의 반격과 온라인 유통시장의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마트의 가격 전쟁은 쿠팡의 자금 고갈때문에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쿠팡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받은 1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지난해 이미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나투자증권은 쿠팡이 지난해 40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적자폭이 크다"며 "자금고갈이 빨리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역마진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쿠팡의 전략이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해 돈을 벌려면 알리바바(80%)·아마존(35%)과 같은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이 필요하다. 그러나 쿠팡의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6%에 불과하다.
하나금융투자는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쓰려면 자본이 충분해야 한다며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현금을 벌 통로가 없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쇼핑 성장률이 최근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것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시장점유율 확대전략을 방해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쿠팡이 올해 내 투자자들이 만족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신규투자를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시장점유율 상승이 제한적 수준에 머물 경우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도태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오프라인 업체들이 소셜커머스를 노린 가격 경쟁을 꺼렸던 것은 쿠팡이 얼마나 공세를 지속할 수 있을 지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회사 재무 사정이 드러나면서 시기가 분명해진 만큼 이마트의 공격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한 매체는 쿠팡이 대규모 적자때문에 로켓배송의 핵심인 대형 물류센터를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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