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부터 144번째 경기까지 내 자리
지난 시즌 117경기 맹활약 "팀내 가장 많은 수비이닝 기록하고파"
[미야자키=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26)은 되도록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해보고 싶어한다. ‘주전 3루수’가 되겠다는 뜻이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1차 전지훈련을 마감한 두산은 지난 17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평가전이 전지훈련의 중심이다. 21일에는 일본 프로팀 오릭스에 7-10으로 졌다. 앞으로 소프트뱅크(24일), 오릭스(25일), 라쿠텐(27일) 등 여섯 차례 더 평가전을 한다.
지난 20일 오전에 할 예정이던 오릭스와의 1차 평가전은 비 때문에 취소됐다. 두산은 전지훈련 첫 실전 경기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간단히 오후 훈련만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다. 그러나 허경민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경기에 대비해 아낌없이 땀을 흘렸다. 의욕도 넘친다. 그는 “2차 일본캠프에서 경기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몸을 만들었다. 호주에서 특별한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내 것’을 만드는 것에 더 신경 썼다. 아직 나만의 타격이 정립되지 않았다. 체력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허경민이 뜻을 이루려면 더 많은 경기에 나가야 한다. 허경민은 지난 시즌 주전 3루수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보냈다. 117경기에 나가 타율0.317, 1홈런, 128안타, 41타점으로 알짜 활약을 했다.
욕심도 많다. 지난 시즌 규정타석에 들긴 했지만, 풀타임으로 출장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허경민은 “내가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시즌 시작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뛰어야 한다. 개막부터 주전 3루수로 뛰고 싶지만 다른 선수들도 잘한다. 아직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작년에 3루수로 박빙의 경쟁을 하는 상황을 겪고 보니 경기를 보는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30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단일 포스트시즌(PS) 최다안타 신기록(23안타)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리미어12 대회 때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기에 경험은 매번 소중하다.
허경민은 “‘프리미어12’는 긴장이 많이 됐다. 야구하면서 가장 많이 떨렸다. 심장이 고동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그러한 경험도 중요하다. 한국시리즈 4차전 때보다 더 떨렸다”고 했다.
일취월장하는 허경민 덕에 두산은 든든하다. 군 제대 후 2012년부터 복귀해 지금껏 경기 수를 차차 늘려나갔다. 그만큼 연봉도 올라갔다. 올 시즌 억대 연봉자(2억원)에 이름을 올리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허경민은 “아직 연봉은 깎여본 적이 없다. 하지만 선배들의 조언처럼 아직 젊기 때문에 돈보다는 야구로 나아가야 할 방향만 고민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로 정해놓은 수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남다른 목표를 제시했다.
“수비이닝을 제일 많이 기록하고 싶다. 그만큼 많은 경기를 나갈 뿐만 아니라 공헌의 척도가 된다. 전 경기를 모두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훈장이다. 수비이닝부터 해나가고 싶다. 우선 실력과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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