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매각이 불발된 산은캐피탈에 대한 매각을 내달까지 다시 추진한다.
이 회장은 “1분기 중 산은캐피탈에 대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며 “캐피탈 업종을 해본 경험에 따르면 캐피탈은 여신전문회사로서 업무영역이 어떤 금융업보다도 넓고 가능성이 많다”고 18일 밝혔다.
그는 “CS(크레디트 스위스)와 삼일회계법인 매각주관사로 하고 있다”며 “산은캐피탈은 모회사 산업은행과 연계돼 (좋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4일 예비입찰 결과 산은캐피탈 매각이 무산됐다. 1개사만 단독입찰해 국가계약법상 유효경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캐피탈에서 ‘KDB(산은)’ 간판을 떼어내게 되면 연계영업이 약화될 우려가 있어 예비입찰자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산은이 매각하려는 산은캐피탈의 지분은 99.92%(6212만 4661주)로 지난 6월말 기준 장부가는 5973억원이다.
한편, 산은은 산은캐피탈에 대한 대출 전액을 매각 후 반년 내 회수한다. 매각 변동성 때문에 생기는 리스크(위험)를 줄인다는 이유다. 매각 문제와 연관된 대출 특별약정을 설정한 것은 금융 자회사 중 산은캐피탈이 처음이다.
산은은 산은캐피탈에 대해 지난해 11월 30일부터 내년 11월 30일까지 40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설정했다. 적용금리는 2.89%다.
특별약정을 설정했는데, 약정 기간 내 산은캐피탈 매각 시 매각완료 후 신규인출을 금지한다. 매각완료 후 6개월 이내에는 대출금을 전액 상환하고 대출약정을 해지한다. 이 경우 기한전 상환수수료는 면제된다.
산은 관계자는 “리스크 때문에 약정이 없으면 대출 승인을 할 수가 없다”며 “산은캐피탈이 신용도에 문제가 없는 곳에 매각되면, 다시 (대출) 거래를 하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은 산은의 행보가 산은캐피탈 매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은이 산은캐피탈과 거리를 두는 것이 기업가치를 낮출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미 하반기 산은은 바이아웃(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높여 비싼 값에 팔아 수익을 올리는 투자 방식) 부문 위탁사 선정에서 산은캐피탈-우리PE 컨소시엄을 떨어뜨렸다. 당시 시장에서는 “큰형님(산은)이 동생(산은캐피탈)의 능력에 의구심을 표해 위탁사 선정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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