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저유가로 에너지기업들이 파산하면서 미국 대형은행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막대한 대손충당금 탓이다. 에너지 기업에 대한 여신이 줄면 부실채권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다.
10일 금융연구원은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미 은행 리스크 확대' 보고서에서 이같은 진단을 내놨다. 에너지업체 대출 대손충당금이 늘면서 미국 대형은행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씨티그룹은 작년 4분기 북미 에너지기업 관련 부실대출이 전년대비 32% 늘어났다. 웰스파고도 석유 가스업체 부실대출로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1억달러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도 에너지 업체 관련 부실대출 전염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은행들이 에너지업체 부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 관련 파생상품을 팔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금융시장으로 위기가 전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에너지 기업 대출한도도 줄고 있다. 해리 칠링기리언 BNP파리바 원자재시장 책임자는 "미국 탐사나 생산업체들의 지출규모가 현금보유량보다 커서 이들에게 가는 대출을 빼면 생산이 줄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데비 오로라 S&P이사는 "에너지기업의 대출이 한도에 도달하면 은행 손실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미국은행들은 수익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서비스 수수료를 올리고 인원감축안을 내놓고 있다. 웰스파고는 작년 4분기 ATM 수수료, 마이너스 통장 수수료, 계좌유지 수수료를 인상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까지 연간 10억달러 규모의 운용비용 절감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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